'텐프로'의 유혹, 넘어가지 마라
[머니투데이 이재경기자][상가투자 유혹하는 과장성 광고 많아]"3000만원만 투자하면 확정금리 연 10% 지급."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52세의 김모씨는 이런 광고문구를 믿고 건설 중인 상가에 투자했다.그러나 그 상가는 최근까지 오픈마저 5번이나 연기됐다. 게다가 오픈한다고 해도 연 10% 수익을 받을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계약을 해지하고 원금이라도 돌려받고 싶지만 분양업체에서는 계약해지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적금을 깨서 투자했던 김씨는 요즘엔 밤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테마쇼핑몰을 중심으로 이런 방식의 소자본 투자자 모집이 극성이었다. 지분을 쪼개 여러명이 투자하다보니 원금 회수도 쉽지 않고 피해자들도 늘어나는 등 사회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테마쇼핑몰이 아닌 경우에도 이런 투자자모집 방식이 등장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상가분양 홍보방식이 신문광고 중심에서 인터넷 기사광고, 무작위 문자메시지 및 텔레마케팅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역세권'ㆍ'프리미엄 보장'ㆍ'독점' 믿지 마라
김씨의 경우처럼 '확정금리 보장' 등의 광고문구는 절대 믿지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밖에 '역세권', '프리미엄 보장', '독점상가' 등의 광고문구 역시 주의해야 한다.상가가 역세권에 있다고 해도 출구마다 상권이 다른 경우가 많다. 유동인구 역시 다른 흐름을 보인다.
따라서 내 투자처가 역세권 내 어디에 위치하든 유동인구에 따른 수혜를 받는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유동인구는 상권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상권이 유지되고 번성할 수 있는 밑천이기도 하다. 어림잡는 전체적인 수치만 갖고 상권을 평가해서는 안되며 유동인구의 실질적인 움직임 분석에 더 민감해야 한다.
상가시장 내 단기 프리미엄은 생각만큼 쉽게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사두면 곧 오른다는 단타성 프리미엄 맹신을 버려야 한다.
그럼에도 상가투자를 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여전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독점상가여서 시장지배력이 높다'는 광고 역시 '상권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해석가능하다.
상가들은 상당수 몰려있어야 상권력도 강해지고 투자 및 임대 수요층이 두터워져 가치상승의 여지가 높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풍부한 배후세대가 전적으로 지원해주는 나홀로 상가가 아니라면 독점상가를 굳이 희소성으로 착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단지내상가의 경우 배후세대가 풍부하므로 주변 경쟁 상권과 격리될수록 투자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상가에 투자할 때에는 유동인구, 주변상권, 위치, 가격 및 비용 등 여러가지를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초보 투자자들은 객관적 분석 없이 주변의 권유에 따라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이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금액대별 투자법은
그렇다면 투자여력에 따른 적절한 투자처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우선 1억원 미만의 투자처는 거의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1억원 안팎의 투자처로서 각광을 받았던 테마쇼핑몰은 2005년을 전후해 투자성이 급감했다. 그 후 유사상품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어 이 역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억~2억원대의 자금력을 가진 투자자라면 비교적 안전성이 확보된 수도권 주공단지내상가 1층 유찰분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다만 유찰된 이유를 꼼꼼히 분석하는 것은 필수.
2억원대라면 수도권 택지지구 내 근린상가 4층 이상도 투자 가능하다.3억~7억원대의 자금은 청라, 남양주 진접, 양주 고읍, 용인 흥덕지구 등 수도권 택지지구 3층 이하 분양이 가능한 금액대다. 동판교, 서판교, 서초, 강남 등의 3층 이상(일부 1층 가능)도 노려볼 수 있다. 다만 택지지구는 상권 형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8억~10억원대의 투자여력이 있다면 판교 중심상업이나 강남 빅3 지역 내 2층 이상부터 공략할 수 있다. 아울러 동판교, 서판교 1층 상가를 타겟으로 삼을 수도 있다. 배후수요가 견실한 송도국제도시 내 상가와 분양가는 낮지만 공급면적이 크고 전문업종을 유치할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상가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11억~20억원대는 인기지역 내 1층 상가에 투자 가능한 금액이다. 특히 후면부가 아닌 전면부 1층은 접근성 및 가시성이 뛰어나 비교적 임차수요도 풍부하다. 다만 분양가가 높다는 점이 흠이다.
이때는 입점 수요가 맞춰진 상가를 찾아 안전성을 확보한 후 베팅하는 것도 괜찮다. 그밖에 일산 킨텍스 지원시설이나 반포재건축 단지내상가, 동판교 중심상업지 1층 등도 공략해 볼 수 있다.
박대원 소장은 "하반기에는 인기지역인 판교를 비롯한 강남권 상가, 안전성이 높은 선임대 후분양 상가 및 단지내상가, 가격적 메리트가 큰 급매물이나 경매 물건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중 가을 성수기를 겨냥해 본격적으로 공급 채비가 한창인 판교와 9호선 역세권 상가 등 신규 분양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또 "상가 투자도 돈이 부족하면 보증금과 대출을 활용할 수 있지만 만약을 대비해 전체 매입금액 대비 자기자본율은 70%선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금리인상, 과도한 대출, 장기공실에 따른 비용 상승이 독이 될 수 있으므로 무리한 차입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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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기자 le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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