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르네상스' 4차 뉴타운과 판박이?

박일한 2009. 6. 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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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미 4차뉴타운을 발표했다?'서울시가 서남권르네상스, 동북권르네상스, 한강르네상스, 남산르네상스 등의 개발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사실상 4차뉴타운을 발표한 것이라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이미 재개발·재건축이 각각 진행되고 있는 지역을 'OOO르네상스 프로젝트'로 묶어 용적률 상향 등 뉴타운에 준하는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처음 발표했던 뉴타운과 '판박이'여서다.

■서울 'OOO르네상스'와 4차뉴타운 후보지 일치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가 'OOO르네상스'라고 명명하면서 잇따라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곳들은 대부분 과거 논란이 된 4차뉴타운 후보지와 일치한다.

최근 발표한 '동북권르네상스' 개발계획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도봉구 창동과 노원구 상계동, 성북구 성북동, 노원구 월계동 그리고 준공업지역을 포함하는 성동구 성수동 일대다.

발전선도축에 해당하는 남북1축으로 강북구 미아동, 동대문구 청량리 등도 가장 큰 혜택을 볼 지역이란 평가다. 주목되는 점은 이들 지역이 모두 지난 3차뉴타운 후보지에서 탈락한 곳으로 유력한 4차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됐던 지역이다.

아울러 앞서 발표한 서남권르네상스 지정으로 인해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은 영등포구 영등포, 구로구 신도림·구로동, 금천구 가산동 등이며 한강르네상스 개발계획으로 인해개발에 속도가 붙을 곳으로 주목되는 곳은 영등포구 당산동, 마포구 합정동, 성동구 뚝섬 등으로 역시 뉴타운 후보지로 언급되던 곳이다.

재개발 전문 컨설팅기업인 예스하우스 전영진 사장은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르네상스 개발사업은 기존 '뉴타운' 사업이 다른 이름으로 포장됐을 뿐 사실상 뉴타운 개발과 내용 및 형식이 거의 똑같다"며 "4차뉴타운, 유턴프로젝트, 재정비촉진구역, 유도정비구역, 전략정비구역, OOO르네상스 등 복잡한 단어에 연연하지 말고 서울시의 의지 및 개발계획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정하면 집값 상승' 패턴도 같아'OOO르네상스'개발계획이 발표되면 집값이 뛰는 현상도 뉴타운 지정 때 나타난 현상과 비슷하다.

동북권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발표된 후 노원구 상계동, 월계동, 도봉구 창동 등의 집값은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동북권르네상스 개발계획이 발표된 이후 단 3일 만에 상계동 주공7단지 72㎡는 1500만원 올라 2억5000만∼3억1000만원, 월계동 미성 46㎡는 1750만원 올라 2억2000만∼2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도봉구 창동 일대도 매물이 없어 시세가 계속 오르고 있다. 창동 주공3단지 102㎡는 1주일 새 1000만원 오른 3억5000만∼4억원, 북한산아이파크 168㎡는 4000만원이나 오른 8억∼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초 한강르네상스 개발계획이 발표된 이후 초고층 주상복합 용도로 개발이 가능한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집값은 급등세를 탔다. 대표적인 곳이 영등포구 여의도동이다. 여의도동 아파트의 경우 1월 말 대비 이달 현재까지 평균 3.76%나 올랐다. 이 기간 영등포구 전체 아파트 값이 1.56% 오른 것을 고려하면 여의도의 르네상스 프로젝트 발표 효과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서울시가 르네상스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뚜렷하게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는 곳이 많다"면서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상승폭은 아직 미미한 편이지만 시장이 회복되면서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타운 개발 오류 반복 가능성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결국 1·2·3차 뉴타운 지정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처럼 '개발계획 발표→집값 상승→사업성 저하→개발 지연 및 중단' 같은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중장기적 사업인 르네상스계획도 집값만 올리고 사업 추진은 오히려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르네상스사업은 뉴타운사업이 처음 시작될 때처럼 어떤 법적 구속력이 없다. 사업계획이 얼마든지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J & K투자연구소 권순형 대표는 "서울시는 기본적으로 거시적 차원에서 '도시기본계획'을 세우고 이를 업데이트해 가며 하나하나 추진하면 된다"면서 "이 중 일부를 거창하게 '르네상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여 발표하면서 과거 뉴타운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과 흡사한 문제들이 다시 생길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사진설명=서울시가 권역별로 발표하고 있는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한강변 재건축단지를 초고층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전략정비구역이 대부분 과거 4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된 곳들이어서 우회적으로 '4차 뉴타운'을 지정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서울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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