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기상도] 종부세 위헌판결 수혜 고가주택 살아날까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에선 제도적인 규제를 푸는 것만으로 활성화되기는 역부족이다." 지난 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주최한 '2009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패널들은 한결같이 이런 요지로 시장 상황을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들어 11·3대책까지 포함해 벌써 10여 차례나 규제완화 대책이 발표됐지만 시장 상황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악화 우려와 부동산 경기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해 규제완화만으로 수요심리를 되살리긴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시장,종부세 합산과세 위헌…고가주택 주목이번 주에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13일 종합부동산세 세대별 합산과세를 위헌이라고 판결한 데 따른 고가주택 시장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 강남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당장 큰 변화는 없다고 하지만 수요기반이 탄탄한 고가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확실히 수요를 자극할 요인이 된다는 평가다. 특히 계속 발표될 예정인 재건축 규제완화 효과 등과 맞물려 상승효과를 내면 일정 정도 가수요가 붙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이후 시장 동향도 계속 관심거리다.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아 분양권 거래는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매수 대기자와 규제완화 효과를 기대하는 매도 희망자들 간의 시각 차이가 커서다. 매매시장이 소강 상태에 빠지면서 매도자와 매수자의 기대치를 반영하는 호가 차이가 얼마나 벌어질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분양권 전매 후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 중 19일 서울 용산구 신계동에서 분양하는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81∼186㎡ 총 867가구, 일반분양 262가구)의 청약접수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도 알짜에 속하는 이 아파트는 인근에 용산민족공원, 용산민자역사, 국제업무지구 등 대규모 개발호재가 예정된 만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매시장 동향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시장 침체를 반영해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매물이 한꺼번에 3건이나 입찰에 부쳐진다. 18일 82㎡, 160㎡가 각각 16억원(감정가 대비 100%), 19억2000만원(감정가대비 80%)을 최저가로, 20일엔 118㎡가 23억원(감정가 대비 100%)을 최저가로 각각 입찰된다. 서초구 방배3차 e-편한세상 198.53㎡이 12억8000만원(감정가 대비 51%)에 입찰에 부쳐진다.

■정책,퇴출건설사 발표·국회 법안처리 관심이번 주에는 국회에 상정된 각종 법 개정 또는 신설법안에 대해 국회의 심의가 시작된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안과 그린벨트 해제 관련 법안을 비롯해 굵직굵직한 법안이 많아 처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주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과세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을 계기로 종부세의 부과기준을 공시가격 기준 6억원 초과에서 9억원 초과으로 상향 조정하는 법 개정안이 폐기되고 지금과같이 6억원 초과나 그 이하로 초과로 강화될 가능성도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미분양 증가로 부도 위험이 큰 건설사들의 '살생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이 이번 주 자금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대주단 협약'을 만들어 이를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권 건설사에 적용시킬 예정이다. 여기서 제외된 건설사들은 사실상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지 못하고 퇴출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은 100대 건설사의 유동성을 분석한 결과 27개 기업이 위험하고 이중 7개 건설사는 회생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이들 건설사의 명단이 공개될 경우 건설업계는 또 한번 크게 술렁일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주에는 10월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공개된다. 지금처럼 매도 및 매수 호가간 차이가 크고 거래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실거래 가격이 매매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집을 팔거나 사려는 사람들은 실거래 가격을 잘 살펴봐야 한다.

신혼부부주택의 입주자 신청 기준을 완화하고 공동주택 건설용지를 다른 건설사 등에 팔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도 추진된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 박일한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