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아니면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려라
[머니투데이 이재경기자][[머니위크 기획]규제완화 시장서 내집 마련하기]
최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에도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부동산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너무 커 규제 완화가 투자심리를 살리는데 역부족인 형국이다.
전문가들 역시 적절한 내집마련 시기를 내년 하반기쯤으로 보는 쪽이다. 급매물이 많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졌지만 당분간은 가격하락에 대한 리스크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올 들어 정부가 규제 완화 방안을 여러 차례 내놓았지만 그 효과는 경기가 살아날 때 누적적으로 한꺼번에 나타날 것"이라며 "실수요자라 하더라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내집마련 계획을 보류하고 관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신경희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 팀장은 "정부 대책 등에 힘입어 급격한 하락세는 멈추겠지만 투자수요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은 적다"며 "매수자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혼부부 등 당장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라도 지금 시점에서 매수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 조짐이 가시화되면 집값 반등이 일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경기회복 이전에 내집마련이 필요한 경우라면 이자 부담 등에 몰려 내놓은 급매물, 즉 하락폭이 큰 아파트 중심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또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지역 중심으로 계약률이 높은 미분양 단지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인해 대출규제가 완화됐고 전매제한이 허용돼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분양 단지 중에서 개발호재가 있고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내집마련계획 수정을"
재건축 관련 규제를 대대적으로 완화하고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과감히 풀어버린 11·3 부동산대책 등으로 내집마련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
매수 타이밍 자체는 다소 여유를 가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겠지만 기회가 왔을 때 어떤 곳의 어떤 집을 선택할 것인지 등의 목표는 미리 정해놓아야 한다. 상황이 다소 달라졌기 때문에 실수요인지 투자목적인지 등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세가 크게 하락했으며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며 "목돈이 있고 강남 입성 대기자라면 투자시기를 저울질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재건축 규제 완화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강남 개포주공과 강동구 고덕주공 등 저층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다. 저층 저밀도 재건축 단지의 경우 용적률이 늘어나면 조합원의 주택 면적은 물론 일반 분양분이 늘어 사업 수익성이 높아진다.
강남 개포동 주공1단지는 대표적인 저층 재건축 아파트다. 지금까지 낮은 용적률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지난 2003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별 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사업에 다시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은마와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그동안 소형의무비율로 인해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현행 소형의무비율 기준을 적용하면 조합원 주택형이 줄어드는 등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는 반포주공 아파트 가운데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유일한 단지다. 하지만 청담 도곡, 암사 명일, 잠실 화곡 반포지구 등은 서울시 5대 저밀도 지구 가운데 유일하게 재건축 대열에서 뒤쳐져 있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도 시간여유 갖고 투자해야
분양가가 저렴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실수요자에게 유리한 편이다. 전매기간이 짧아진 장점도 있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접근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전매기간이 대폭 짧아진 지역들을 우선적으로 노려볼 필요가 있다. 투기과열지구가 전면 해제됐기 때문에 수혜가 커진 지역들이 많다. 특히 민간택지 중에서도 비과밀억제권역의 경우에는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대폭 줄게 된다.
공공택지 가운데 인천 청라지구와 파주 운정지구 등은 전매 제한 완화 혜택이 크다. 비과밀억제권역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전매제한이 7~10년에서 3~5년으로 줄어든다.
인천 청라지구의 경우에는 국토이용 효율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청라지구를 과밀억제권역에서 성장관리권역으로 변경하면서 전매제한 기간이 85㎡이하는 5년, 85㎡초과는 3년으로 줄게됐다.
광명주택은 청라지구 A15블록에서 107~110㎡형 263가구를 11월에 분양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분양가는 3.3㎡당 900만원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라지구 A22블록에 서해종합건설이 분양한 공급면적 86~88㎡ '그랑블' 아파트가 미분양 상태다. 소형이어서 등기 뒤 2년까지 전매가 금지된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950만∼1000만원선.
파주운정지구는 삼부토건이 운정지구 A18-2블록의 '삼부르네상스'를 분양 중이다. 79~171㎡ 724가구로 구성된다. A9블록에서는 남양건설이 80~149㎡ 690가구로 구성된 '남양휴튼'을 분양 중이다. 소형 아파트는 모두 분양 됐고, 현재 중대형 아파트만 남아 있다.
양지영 팀장은 "서울 인기 지역에서도 전매제한 완화의 혜택이 예상되고 있다"며 "특히 용산이나 마포 등 입지 여건이 좋은 재개발과 뉴타운 분양 물량이 많아 관심을 가져 볼 만 하다"고 말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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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기자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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