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8.21대책이 '웰메이드'라고?
[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미분양분을 보유하고 있는 수도권 각 아파트 사업장마다 온통 난리다. 정부가 8.21대책을 통해 발표한 '전매제한 기간 완화' 대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 물량은 이번 전매제한 기간 완화 대상에서 왜 빠졌을까. 8.21대책 발표 전 만해도 "판교신도시에 대해서도 전매제한 기간을 완화해 줄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과거에도 소급 적용이 일반적인 원칙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해 보였다. 국토부 고위층조차도 사석에서 "(소급 원칙을)안지킬 이유가 있냐"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틀 전인 지난 19일부터 국토부 내부에서 이상한 기류가 감지됐다. '불소급'에 점점 힘이 들어가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이유인즉 "판교신도시 등 주요 입주예정지의 전매제한 기간이 줄어들 경우 시장이 불안해 질 수 있다"는 논란 때문이었다.
이 같은 논란에 부담을 느낀 국토부는 소급에서 불소급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8.21대책 자료에서도 '신규주택분으로 한정한다'는 표현이 없을 정도로, 국토부는 다급하게 이 부분을 손질한 흔적이 역력하다.
수도권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최근 1~2년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들은 물론, 미분양 처리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불만은 당연하다. 이들은 무엇보다 정책의 형평성을 따지고 있다.
엄밀히 따져보면 '전매제한'은 상당히 문제가 있는 규제다. 때문에 도입 초기부터 논란이 컸던 사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처럼 규제를 풀 때 좀 더 신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매제한 기간 완화 얘기가 흘러나올 때부터 "신중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과정이야 어찌됐건 이번 혼란을 야기한 주체는 정책입안 주체인 정부다. 단순히 '욕 안먹는 정책'을 펴기 위해 원칙과 형평성을 어겨가며 주요 사안을 손바닥 뒤집듯하는 '과감성'이 문제인 것이다.
"추석 이전 (대책을)발표하겠다"고 해놓고 굳이 20여 일이나 서둘러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었냐는 비판도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여전히 8.21 대책을 '웰메이드(well-made) 대책'으로 보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주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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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복기자 sib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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