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아파트 월 거래량 19개월 만 200건 돌파
부동산 시장이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주택 매수를 망설이던 젊은층과 무주택자가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고 있다. 다만 언제든 시장 상황이 악화될 수 있어서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시장 상황을 알아봤다.
◇주택종합 매매가격 4개월 연속 낙푹 줄어
전국 집값·전셋값 하락 폭이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 가격은 한 달 전보다 0.47% 떨어지며 전월 대비(-0.78%) 낙폭이 더 축소됐다. 작년 12월(-1.98%) 이후 4개월째 낙폭이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 서울(-0.55%→-0.34%), 수도권(-0.89%→-0.49%), 5대 광역시(-1.12%→-0.73%), 8개 도(-0.42%→-0.3%), 세종(-0.21%→0.65%) 등 모든 조사 대상 지역에서 집값 하락세가 줄거나 상승 전환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0.02%)와 동작구(-0.04%), 강남구(-0.06%) 등 일부 지역의 낙폭이 0.1% 미만으로 줄었다. 부동산원은 “전반적인 매수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지만 선호도가 높은 일부 지역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상승 거래도 발생하며 하락 폭이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원이 표본 조사를 통해 작성하는 매매가격지수와 달리, 실거래가지수는 월별로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가격 변동을 전수 조사해 산출한다. 거래 신고 기간(30일)과 분석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한 달 정도 늦게 발표되는데, 시장 상황을 비교적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1.61% 상승했다. 1월1.10% 상승, 2월 1.95% 상승에 이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다. 지난해에는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정부가 올 들어 서울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는 등 규제 완화에 나선 이후 반등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내내 오르던 시중은행 금리가 안정화된 것도 매수세가 조금씩 회복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노원구 아파트값 4주 연속 올라
최근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준 곳 중 한 곳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다. 노원구는 2020~2021년 20·30세대의 매수세가 집중됐으나, 지난해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집값이 급락했던 지역이다. 그러다 9억원 아파트까지 최대 5억원을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고, 서울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중저가 수요가 노원구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4월 노원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11건으로 2021년 9월(212건)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9월 30건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1월 133건으로 100건대를 회복했고, 4월에는200건을 넘어섰다. 신고기한이 5월 말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4월 최종 거래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거래가 늘면서 아파트값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주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7%올라 4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재건축 호재가 있는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상계주공 6단지 전용 58㎡는 4월 28일 6억8700만원에 거래됐는데, 연초(5억2000만원) 대비 1억6700만원 오른 것이다. 하계1청구아파트 전용 84㎡는 5월 2일 8억3000만원에 팔렸다. 연초(7억3100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노원구의 9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은 81%로 서울에서 가장 높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노원구는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아파트 단지가 많고, 재건축 규제 완화의 수혜를 입는 초기 단계 재건축 단지도 있어 급매물이 소진되며 가격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젊은 층이 추격 매수에 나선다면 오른 호가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본격 회복 전망은 일러
그러나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상승세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예년에 비해 절대 거래량이 많지 않은 데다, 이달 이후 분양이 본격화하면서 미분양이 다시 늘고 하반기에는 역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들어 이사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전세 수요가 감소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집값이 1차 바닥을 찍더라도 수요 감소로 다시 가격이 떨어지는 ‘더블딥’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박유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