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페퍼, 고스트 인수…에너지음료 사업 강화
닥터페퍼 제조사 큐리그 닥터페퍼가 에너지 음료 업체 고스트를 인수한다.
24일(현지시간) 큐리그 닥터페퍼는 먼저 9억9000만달러를 투자해 고스트 지분 60%를 인수하고 나머지 40%는 2028년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2018년 커피머신 제조업체인 큐리그가 닥터페퍼 스내플 그룹을 약 19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거래다. 합병 후 닥터페퍼는 2022년 미국 최대 무알코올 맥주 브랜드인 애슬레틱 브루잉에 5000만달러를 투자해 소수 지분을 인수하는 등 다수의 소규모 거래를 진행했다.
현재 닥터페퍼의 제품 포트폴리오에는 썬키스트, 캐나다 드라이, 그린 마운틴 커피 로스터스, 스위스 미스 등이 있다.
이번 거래를 통해 닥터페퍼는 에너지 음료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음료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 피트니스 및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찾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팀 코퍼 닥터페퍼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는 음료 부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카테고리 중 하나”라며 “다른 주요 음료 카테고리에 비해 보급률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닥터페퍼는 에너지 음료 C4에너지 제조업체인 뉴트라볼트 지분 30%를 인수한 바 있다.
현재 주요 에너지 음료 업체에는 비상장 기업인 레드불, 몬스터 베버리지, 셀시우스 홀딩스 등이 있다. 코카콜라는 몬스터 베버리지의 최대 주주이며 펩시코는 2년 전 셀시우스에 5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8.5%를 확보했다.
고스트는 2016년에 설립됐으며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뉴트리션 브랜드로 출발했다. 2020년에 세계 최대 맥주 그룹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와 협력해 에너지 음료인 고스트 에너지를 출시했다.
고스트의 에너지 음료는 세븐일레븐, 크로거 등 미국 전역의 주요 소매 체인에서 판매된다. 고스트는 유청 단백질과 수분 보충을 위한 비타민 함유 파우더와 같은 보충제도 판매한다.
고스트는 지난해 닥터페퍼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 미국 청량 음료 사업부에 편입된다. 닥터페퍼는 고스트의 에너지 음료 사업을 자체 배송 네트워크로 전환하기 위해 내년 중반까지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닥터페퍼의 3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분기 매출은 38억9000만달러로 전망치인 39억2000만달를 하회했다. 회사는 특히 미국 저소득층 소비자 사이에서 커피 제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커피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9억7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51달러로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