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우리캐피탈이 JB금융그룹 핵심 계열사로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북은행을 제치고 광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올리는 한편, 2024회계연도 기준 최대 배당을 JB금융에 지급해 김기홍 회장이 강조해온 주주환원 정책을 실현하면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JB우리캐피탈은 매년 자산 규모를 1조원씩 늘리며 오는 2027년 순이익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JB우리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223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가 2021년 취임한 후 해마다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웠다. 2021년 JB우리캐피탈의 순이익은 1705억원으로 2020년보다 65.3% 급증했고 2022년 1785억원, 2023년 1875억원 등으로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박 대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꼽힌다. 특히 고수익 자산을 확대하고 부실 가능성이 높은 자산 비중을 줄이며 포트폴리오를 조절한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토금융에서 수익성이 낮은 신차금융을 줄이고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중고차금융 비중을 확대한 것이 대표 사례다.
개인금융에서도 순수신용대출 비중을 낮추고 중고차 담보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 이와 함께 기업금융에서도 부동산금융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영업과 심사를 보수적으로 진행하고 비부동산금융 비중을 꾸준히 늘렸다.
실제로 JB우리캐피탈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신차금융 비중은 2020년 42.1%에서 2024년 3분기 8.6%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중고차금융은 14.1%에서 20.3%로 증가했다. 일반·부동산대출 비중은 19.7%에서 14.2%로 줄어든 대신 기업·투자금융 비중은 4.8%에서 32.7%로 크게 늘었다.
앞으로 JB우리캐피탈은 리테일 부문에서 중고차금융과 개인 신용대출, 자동차 담보대출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강화해 매년 1조원 규모의 자산성장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고수익 자산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외국인 대상 자동차 담보대출을 늘리면서도 인수금융, 유가증권 투자를 확대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PF 투자는 지양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2017년 8월부터 2021년 초까지 아주캐피탈(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맡아 실적을 증명한 바 있다. 아주캐피탈이 2021년 1월 우리금융에 인수되면서 JB우리캐피탈에 영입된 박 대표는 이후 성과를 인정받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총자산이 2022년부터 1조2000억원대로 정체된 상황에서 JB우리캐피탈은 몸집을 키우며 우리금융캐피탈과의 총자산 차이를 2000억원 수준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또 우리금융캐피탈의 순이익이 2022년 1833억원에서 2023년 1278억원으로 줄고 2023년 1415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JB우리캐피탈은 2023년부터 우리금융캐피탈을 앞서기 시작했다.
김 회장 역시 JB우리캐피탈의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의 레버리지 배율이 한계치에 이르자 지난해 12월20일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레버리지 배율이 지난해 상반기 7.76배에서 연말에는 6배 수준으로 낮아져 자산을 늘릴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하게 됐다.
캐피털사는 레버리지 배율(총자산/자기자본) 규제를 받는데, 이 비율이 8배를 넘으면 안 되고 직전 회계연도 기준 순이익 30% 이상을 배당하면 7배로 제한된다. JB우리캐피탈은 2024회계연도 기준 1619억원가량을 배당하기로 하면서 배당성향이 72.3%로 레버리지 배율 7배 제한을 받지만 자산 1조원 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JB우리캐피탈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2540억원에 이른다.
광주은행의 올해 순이익 목표가 3020억원, 전북은행은 215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JB우리캐피탈은 광주은행에 이어 JB금융지주 계열사 순이익 2위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비은행 계열사가 은행 계열사보다 실적 면에서 우위에 있는 사례는 금융권을 통틀어 최초다.
JB우리캐피탈은 JB금융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도 기여하고 있다. JB금융은 2024회계연도 기준으로 광주은행(1500억원)과 전북은행(1514억원), JB우리캐피탈(1619억원)로부터 4630억원가량의 배당금을 받는다. 주요 계열사 현금배당 규모가 올해 주주환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재원보다 크다.
JB금융이 올해 목표로 하는 주주환원율은 45%(배당성향 28%, 자사주 매입·소각 17%)로 지난해의 32.4%보다 12.6%p 높다. 올해 순이익 목표 7050억원으로 보면 현금배당에 1974억원, 자사주 매입·소각에 1200억원 등 총 3173억원을 쓰겠다는 것이다.
JB우리캐피탈 관계자는 "레버리지 배율 6.5배 수준을 유지하면서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하고 절반은 유보로 자산성장을 이루려 한다"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편 JB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장기 목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주주환원율 50% 및 총주주환원 금액 중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40%를 설정했다.
JB우리캐피탈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10조2331억원으로 10조원을 넘겼고 자산성장률도 가팔라졌다. 자산은 2023년 1조2720억원, 지난해 1조240억원이 늘었다.
JB우리캐피탈 외에 자산 규모 10조원이 넘는 캐피털사는 현대캐피탈, 하나캐피탈, KB캐피탈, 신한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현대커머셜 등에 불과하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