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장대 환율 임팩트] 롯데케미칼, 환율 롤러코스터 방어 비결 '스퀘어 포지션'

최근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환율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의 기준금리가 계속 낮게 형성되면서 금리 변동성도 커진 상황입니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환율 불안에 노출된 기업별 영향을 점검합니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사진 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환 위험 대응 전략은 저울에 들어오는 돈(자산)과 나갈 돈(부채)을 올렸을 때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환율이 오르내려도 환차익과 환차손이 서로 상쇄돼 환율 변동의 실질적 영향은 거의 없다.

실질 환차손 최소화 배경은

롯데케미칼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통화선도, 스왑 등 파생상품을 활용하고 있다.

서로 다른 통화를 일정 기간 동안 교환하고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다시 맞바꾸는 통화스왑을 통해 1억7700만 달러, 미리 정해둔 환율로 원화를 확보하는 통화선도를 통해 9000만 달러 등 총 2억6700만 달러 규모의 파생상품 계약을 맺고 있다. 계약 환율 기준으로 환산 시 약 3500억원 수준이다.

작년 말 외화 부채(달러 표시) 잔액이 1조3409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헤지율은 약 26%로 추산된다. 바꿔 말하면 외화 부채의 약 74%가 환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외화자산을 회수하면서 1021억원의 외환차익이 발생했다. 또한 같은 기간 외화부채를 변제하면서 1253억원의 외환손실을 입었다. 이익에서 손실을 차감한 환율 관련 순손실은 230억원에 그쳐 외화 부채 규모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자료 제공=롯데케미칼

부채 축소로 환노출 점진적 개선

이처럼 적극적으로 헤지하지 않고도 환율 영향력이 제한적인 이유는 외환 포지션의 전략적 변화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외화 자산과 외화 부채의 균형을 유지하는 '스퀘어 포지션'을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원화로 환산된 미화 기준 외화 자산은 1조3312억원이며 외화 부채는 1조3409억원으로 자산과 부채가 100% 일치하지 않지만 근접한 상태다.

외화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외화부채는 97억원이다. 현물 시황이 1300원이고 ±50원 환율 변동 시나리오로 예상 환 영향력을 산출하면 손익 범위가 3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환 위험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다.

실제 스퀘어 포지션으로 환위험을 관리한 결과 지난해 외환차익 및 외화환산이익(1690억원)으로 외환차손 및 외화환산손실(2088억원)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롯데케미칼이 처음부터 스퀘어 포지션 방식을 택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달러화 자산은 1조2353억원인데 반해 달러화 부채는 2조원에 달해 자산과 부채간 불균형이 상당했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시장 진출 포석으로 신규 크래커를 건설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투자금을 끌어오면서 부채가 급증한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2조1731억원으로 증가한 달러화 부채를 2023년 1조7294억원, 지난해 1조3000억원대로 축소하며 자산·부채 간 격차를 좁혔다.

외화 부채를 줄이는 정공법은 현금 상환이지만 해외 법인을 구조조정하는 것도 부채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법인을 제3자에게 넘기면서 빚도 함께 이관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애셋 라이트'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회사 LUSR, 파키스탄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자회사 LCPL 등을 잇따라 정리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하면 손익이 나빠질 수 있으나 원료 수입, 해상 운송비 등이 달러로 지급되기 때문에 매출과 비용이 서로 상쇄되는 구조여서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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