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놀렌산 성분, 들깨·아마씨·콩서 검출
오뚜기가 생산한 참기름 제품에서 참깨에 거의 들어있지 않은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42년 전통을 자랑하는 참기름 종가(種家)의 명성에 신뢰에 금이 가게 생겼다.
오뚜기가 생산한 참기름에서 리놀렌산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
참기름은 K-푸드의 부상과 함께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양념 중 하나로 인기가 높다. 특히 오뚜기는 대한민국 참기름 시장의 45% 가량을 점유하고 있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 가운데 오뚜기 참기름을 선물로 구입하는 경우가 잦다.
때문에 이번 식약처 판정으로 오뚜기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산 참기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우려된다.
7일 식약처 등에 따르면 오뚜기 옛날 참기름에서 리놀렌산 성분이 1.2%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 '0.5% 이하'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리놀렌산은 참깨에는 거의 들어있지 않은 성분이다. 때문에 다른 종류의 기름이 참기름에 혼합되었는지를 판별하는 기준으로도 사용된다. 리놀렌산이 함유된 식품 치아(식물)·들깨·아마씨·콩(대두) 등이다. 치아는 멕시코 중남부와 과테말라에 자생하는 박하과에 속하는 현화식물의 일종이다.
다만, 리놀렌산은 유해 성분이 아니어서 회수 대상은 아니다.
식약처가 적발한 제품은 사각 캔 형태의 450㎖ 참기름으로, '100% 참깨' 성분이라고 표기돼 있다. 이번 적발은 지자체가 시중 마트에서 해당 제품을 구입, 검사를 거치면서 이뤄진 것으로 소비자들도 해당 제품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오뚜기는 생산 공정상 들기름이 혼입될 가능성이 없는 만큼 원료 단계부터 원인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100% 참깨에서 추출한 참기름으로 사랑받았던 오뚜기 참기름이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참깨는 들깨와 생김새가 전혀 달라 실수로도 들깨가 섞이면 확연하게 구분된다. 오뚜기도 원료에서 생산공정에서 들기름이 혼입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오뚜기는 참기름과 들기름을 다른 라인에서 생산하고 있다. 때문에 오뚜기가 참기름에 인위적으로 들기름을 섞거나 참기름을 추출할 때 들깨를 섞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참기름의 원료인 참깨 가격은 들깨 가격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오뚜기 관계자는 "제조사인 오뚜기제유는 참기름과 들기름 이외에 기타 식용유를 생산하지 않고 있어 리놀렌산의 검출은 들깨 또는 들기름에서 기인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문제가 된 제품의 생산공정상 들기름이 혼입될 가능성이 없는 만큼 원료 단계 부터 원인을 찾고 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