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포트폴리오 주력 흥국생명‧화재, 이익 체력 강화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건강보험 상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개편을 통해 회사 이익 체력을 공고히 했다.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투자손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계약마진(CSM)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많이 확보했기 때문이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 수익원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사의 이익 체력이 탄탄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1분기 말 기준 CSM은 2조27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183억원)보다 약 3500억원 더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CSM 총량을 우상향 또는 현상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유입이 필요한 신계약 CSM도 105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740억원)에 비해 3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건강보험 상품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이 CSM 증가로 이어졌다"며 "중대형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건강보험 상품 판매에만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6월 제판분리를 통해 출범한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 HK금융파트너스를 통한 제3보험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포함해 총 300억원 규모의 출자를 통해 조직 확대 및 영업 안정에 힘을 실었다. 이에 보험영업실적이 제판분리 전보다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HK금융파트너스는 설계사 규모를 300명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흥국화재도 장기보험 손해율 안정화를 바탕으로 보험손익 개선에 주력했다. 여성, 유병자, 시니어 대상 보험상품 개발과 출시를 통해 장기인보험 신계약 확대 전략을 공고히 했다. 이에 1분기 말 기준 CSM 2조7183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1567억원)보다 5000억원 이상 높은 수치다. 신계약 CSM은 6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억원 증가했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향후 장기인보험 신계약 확대를 위해 전략적으로 암 관련 신규 담보를 여성, 유병자, 시니어 대상 보험상품에도 탑재할 계획"이라며 "통계와 합리성에 기반한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흥국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91억원) 대비 약 9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보험영업수익은 2623억원, 보험서비스비용은 2352억원으로 보험손익 271억원을 확보했다. 투자영업수익은 4771억원, 투자영업비용은 4680억원으로 투자손익은 9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감소는 금리변화에 따른 채권자산 평가손실 여파다. 지난해 1분기는 금리인하로 평가이익이 발생했는데 올해 1분기는 반대로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관련이익이 2547억원에서 1114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FVPL은 공정가치에 의한 평가가치를 당기 손익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을 지칭한다. 주식과 같은 지분 상품과 파생결합상품 대부분이 FVPL로 인식된다.
다만 삼성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가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제도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인한 보험손익 감소 여파가 있었으나 흥국생명은 이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흥국화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480억원을 시현했다. 보험영업수익은 6376억원, 보험서비스비용은 4976억원으로 보험손익은 1399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영업수익은 2015억원, 투자영업비용은 2726억원으로 투자손익은 -711억원으로 집계됐다.
흥국생명과 마찬가지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실로 인해 이익 규모가 감소했다. 다만 장기보험 손해율 안정화로 보험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0억원 증가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