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아요. 코트 밖은 정말 넓었어요." 농구공을 내려놓은 엘리트 농구 선수 이야기
2024년 8월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한국농구의 미래가 모인 '2024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체육관을 달궜다. 어린 선수들의 꿈을 향한 열정은 한여름 더위보다 뜨거웠다.
모두가 같은 꿈,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렸다. 승리, 우승, 입시, 프로의 꿈. 엘리트 농구를 시작한 많은 선수의 목표이자 꿈이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선수라면 적게는 3년 많게는 12년을 꿈을 위해 달렸다. 하지만 어느 3학년에게는 8월 양구 왕중왕전은 자신의 마지막 무대였다. 바로 단대부중에서 엘리트 농구를 시작해 배재고에서 엘리트 농구를 마친 백종원이다.
배재고 3학년 백종원은 2024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끝으로 새 진로를 선택했다. 그동안 자신이 걸어왔던 농구의 길 위에서 내려온 것. 현재 그는 스포츠지도학과 입학을 앞둔 평범한 25학번 새내기다.
"항상 고민했어요" 늘 마음속에 불안함이 존재했다. 백종원은 초등학교 4학년 유소년 클럽농구(삼성)를 시작, 엘리트 농구 단대부중과 배재고에 진학했다. 간혹 엘리트 농구를 시작해 일찍 새 진로를 찾는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3학년 선수가 막바지에 그만두는 경우는 드물다.
백종원은 "고민을 먼저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어느 날 제가 힘들어 보였는지 부모님께서 먼저 고민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했어요. 이후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길을 찾았어요"라며 "스스로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대학을 가기 위해, 프로를 가기 위해 경쟁하려면 나만의 강점이 필요한데 스스로 봤을 때 많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크게 느껴졌어요"라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농구를 시작한 것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함께한 인연과 추억은 지금의 백종원을 만든 힘이다.
코트에서 내려온 백종원은 이제 런웨이에 오르기 위해 준비한다. 184cm의 신장을 자랑하는 그는 체중도 감량하며 이제 새로운 세상에서의 도전을 알렸다.
백종원은 "평소 관심이 있는 분야였어요. 친구의 소개로 모델을 준비하게 됐고 학원을 다니면서 배우고 공부하고 있어요.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서 새로운 도전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고 싶어요"라고 했다.
지금도 농구는 물론이고 엘리트 학생 선수가 자신의 꿈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은 물론이고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늘 불안함과 초조함 속에 경쟁하던 백종원 또한 누구보다 본인처럼 걱정하고 고민하는 이들의 심정을 알고 이해할 것이다.
백종원은 "농구를 그만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뿐이다. 나도 아직 도전할 일이 많고 경험하고 배울 일이 많은 상황이다. 누군가에게 조언하기는 이르지만, 먼저 용기 내고 결정한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며 "진로를 결정할 시기가 오면 주변 어른들이 '농구가 전부는 아니다'고 말한다. 그게 맞는 말인 것 같다. 꼭 농구로 성공하는 보장도 없다. 나 또한 농구를 내려놓고 뒤를 돌아보니 세상은 넓고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느꼈다.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었다. 여러 길이 있으니깐 찾고 도전하면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한편, 누구보다 농구 앞에서 열정 가득했던 백종원은 최근 카메라 앞에서 막 성인이 된 수줍은 대학 새내기 모델이었다. 하지만 본 촬영이 시작되고 표정과 포즈에서 자신감을 보여주며 현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 있었다. 코트에서 보여준 에너지를 새로운 곳에서도 보여줄 수 있기를 응원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꿈을 위해 도전하는 선수들에게도 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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