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구입=날 위한 투자'? 37세, 그가 빠진 함정
‘이번 달도 월급이 통장에 스치운다.’
내 통장에 잠깐 머물렀다 가는 월급. 크게 사치를 하는 것도 아닌데 돈이 안 모인다면 이 컨설턴트의 조언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가계재생 컨설턴트’를 자처하는 일본 자산관리전문가 요코야마 미츠아키(横山光昭)씨는 최근 다이아몬드 온라인에 기고한 글에서 지출을 소비, 투자, 낭비의 세 가지 분야로 나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요코야마 씨는 실제 겪은 상담사례를 통해 직장인이 빠지기 쉬운 소비 함정을 지적했습니다. 그가 상담한 37세 남성 M씨의 고민은 안정된 수입이 있는데 돈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지출을 소비·낭비·투자로 나눈다면 무엇이 가장 많은가’라고 묻자 M씨는 ‘나를 위한 투자’가 많다고 대답했습니다.
스스로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지만 M씨의 ‘투자’ 기준은 남들과 조금 달랐습니다. M씨는 마사지샵과 미용실, 남성 전용 피부관리실에 빈번히 드나들며 옷과 잡화는 유명 브랜드 상품을 고집하고 있었습니다. 신용카드 할부를 갚느라 전전긍긍하면서도 “브랜드 상품이지만 백화점이 아닌 아울렛에서 샀으니 나름 절약한 것 아닌가”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외모 관리와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즐겁게 살고 있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고 변명하는 그에게 요코야마 씨는 “이렇게 상담하러 왔다는 건 이미 본인도 '투자'가 아니라 낭비라는 걸 깨닫고 있는 거다”라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은퇴하려면 아직 20년 정도 남았으니 젊을 때 즐기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20년은 노후준비에 빠듯한 시간이라는 조언도 덧붙였습니다.
요코야마 씨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지출 비율은 식비나 주거비 등 꼭 필요한 소비 70%, 스트레스 해소나 성장을 위한 자기 투자 25%, 낭비 5% 입니다. 가끔 부리는 작은 사치는 삶에 재미를 더해 주기에 과도한 죄책감을 품지 않아도 된다고 하네요. 구체적인 액수보다는 무엇을 위해 돈을 썼는지 그 의미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소비습관 점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의 견해입니다.
요코야마 씨는 “낭비도 자기투자도 필요하다. 다만 그 비율이 중요하다”며 “총 소득 중 저축할 금액을 미리 떼어 놓고 나서 소비 설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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