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산업 ‘다이어트’ 로 전복 제값 받는다

조회 162025. 2. 4.
전남 10년새 생산량 158% 급증…가격은 절반 가량으로 하락
도, 전복양식섬 폐지 등 구조조정…과잉생산 막고 경쟁력 제고
/클립아트코리아

전복 양식업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과잉 생산과 반복되는 홍수 출하 등 비대해진 ‘전복 양식 다이어트’를 과감히 추진, 적정 어장 환경을 조성하고 가격 안정화에 나서 어민들의 경영 기반이 위협받지 않도록 전복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취지다.

◇‘전복, 이러다 탈난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전남 수산 경제를 이끄는 핵심 품종인 전복 생산량(2만 4000t)을 20% 감축하는 양식어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 추진키로 했다. 3년 전부터 시설 자동화, 가공·유통의 첨단화, 연구개발 등을 중심을 추진했던 전복산업 육성 정책 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전복은 지난 2023년 한 해 생산액(5357억원) 기준 지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수산업 경제를 이끄는 핵심 품목이다.

하지만 양식 시설 확대와 우량 종자 생산으로 인한 출하 시기가 단축되면서 생산량이 늘고 홍수 출하가 이어지면서 전복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어민 소득 감소 뿐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전남도 판단이다.

2013년만 해도 9282t 수준이던 전복 생산량의 경우 2023년에는 2만 4002t으로 무려 158%나 급증했는데, 우량 종자 생산 등으로 4~5년 걸리던 양식 기간이 2~3년으로 줄면서 출하 시기가 단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복양식이 호황사업으로 인식되면서 양식 어가도 늘고 시설 기준 완화 등으로 가두리 양식 시설이 확대된 점도 무관하지 않다.

63만 칸(2013년)이던 양식 규모는 5년 만에 95만 칸(2018년)으로 늘더니 지난 2023년에는 107만 칸까지 넓어졌다.

생산량이 늘고 홍수 출하가 이어지면서 산지 가격은 급락했다. 2013년 1㎏당(10마리) 5만 1167원이던 산지가는 4만 233원(2018년)→2만 8174원(2023년)까지 떨어졌다.

◇고강도 다이어트로 경쟁력 강화=전남도가 ▲시설 감축(9만 5000칸) 및 제도 개선 ▲품종 전환 ▲전복양식섬 폐지 ▲양식 환경 개선 등의 방향으로 전복 산업 구조조정을 단행, 오는 2030년까지 현재 2만 4000t인 생산량을 2만t으로 20% 감축하겠다는 고강도 다이어트를 선언한 나온 배경이다.

우선, 시·군과 공동으로 30억원을 투입, 가두리시설 철거 및 폐기비용을 지원하면서 오는 2027년까지 3년 간 시설 (1만 5000칸)을 자율 감축토록 유도하고 국비(240억) 등 300억원을 마련해 잦은 재해 발생 해역에 조성됐거나 생산성이 악화된 어업권을 축소하면서 폐업을 지원하는 형태로 7만 5000칸을 줄인다. 무면허 가두리 시설(5000칸)에 대한 강제 철거도 진행한다. 이렇게하면 양식면적 259㏊가 줄어들게 된다.

전복을 키우던 면적(144㏊·5만 칸)을 개체 굴, 해조류(전복먹이용)를 생산하는 양식 면허로 전환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2019년 진도 일대에 조성된 전복양식섬(양식단지)도 폐지한다.

전복양식섬은 양식 규모·기업화를 통한 수출 전략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조성한 대규모 양식단지로, 국비(76억) 등 180억원을 들여 전복가두리40㏊(5244칸), 해조류양식장 131㏊(3471줄) 등을 갖췄지만 코로나 이후 수출 실적이 전무해 조성 취지가 무색한 실정이다. 양식섬에서 생산된 전복이 국내에 유통되면서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남도 판단이다. 다만, 양식시설· 어민들이 남아있고 국비가 투입된 점, 해양수산과학원이 운영을 진도군수협에 위탁해 관리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 해양수산부 등과 용도 전환, 대안 등을 논의한 뒤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복 양식장을 재배치, 양식 환경을 개선하고 양식산업발전법 상 1㏊당 347칸인 전복 가두리 시설 기준을 312칸으로 개정하는 제도 개선도 건의키로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복은 전국 생산량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 대표 양식품종으로 전복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에서는 완도(2561어가)를 비롯, 진도(234어가), 신안(164어가) 등 3441어가에서 양식 면적 6195㏊에 걸쳐 2만 4000t(생산액 5357억원)의 전복을 생산하고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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