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노르웨이 해양시추기업 노던드릴링(NODL)과 벌이던 계약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기존 지불했던 선수금 180만 달러(약 2430억원)의 '환불 리스크'도 사라지게 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런던중재법원은 이달 25일 열린 한화오션과 노던드릴링의 드릴십 웨스트 리브라(West Libra), 웨스트 아퀼라(West Aquila) 2척에 대한 재판매 계약 종료에 따른 중재 소송에서 피고인 한화오션의 손을 들어줬다. 노던드릴링측은 지난 2021년 한화오션의 과실로 인해 인도가 지연됨을 주장하며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지급했던 선수금 반환을 요구했다. 한화오션은 즉각 반박하며 선주측의 부당한 계약해지를 근거로 런던해사중재인협회(LMAA)에 중재를 제기했다. 이에 맞서 선주측은 지난해 2월 한화오션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한 바 있다.
중재법원은 한화오션과 선주간 체결한 드릴십 재매각 계약 관련 2021년 한화오션의 계약해지가 적법한 것으로 판단했다. 선주가 제기한 반소에 대해 한화오션의 책임이 없다는 의미다. 법원은 "재판부 선주는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없고 한화오션의 계약해지는 유효한 것으로 선주는 선수금을 반환 받을 권리가 없다"고 판시했다.
드릴십은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악성 재고'로 분류됐다. 통상 드릴십은 유지보수에만 1대당 매년 100억원씩 소요되기 때문이다. 재고 자산이 늘수록 한화오션의 재무구조 역시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화오션의 상반기 기준 결손금은 3조2560억원에 달한다.
한화오션은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한 자금 조달을 추진해왔다. 지난 5월에는 한화그룹의 주도로 2조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올 1분기 1858.34%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2분기 484.9%까지 떨어지며 일부 개선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화오션은 또 한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앞서 진행된 유증은 재무구조 개선에 방점을 뒀다면 이번 유증은 신사업 관련 투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유상증자 시점은 11월로 예정됐다.
따라서 이번 드릴십 관련 판결은 한화오션의 재무부담을 줄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웨스트 아퀼라는 해양 시추 회사인 트랜스오션(Transocean)에 2억 달러에 인수됐으며 하반기 인도 예정이다. 선박명은 딥워터 아퀼라(Deepwater Aquila)로 변경됐다. 남은 3척 중 2척도 미국 발라리스로부터 총 11억3000만달러에 수주해 올해 하반기 인도된다. 거제조선소에 남은 드릴십은 웨스트 리브라 1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