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 치료, 최적의 효과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또래보다 작은 자녀의 키 때문에 성장호르몬 치료에 관심을 갖는 부모가 많다. 바른키움소아청소년과의원 노정기 원장을 만나 성장호르몬 치료에 관한 궁금증을 물었다.
자녀의 키와 함께 언급되는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체내에서 여러 역할을 담당하는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성장 효과’다. 이 외에도 혈당을 올려주고 단백질 합성을 통해 근육량을 증가시키며, 지방 분해도 성장호르몬이 하는 일이다. 성장호르몬이 성장기 때 결핍되면 성장 속도가 느려져 결과적으로 성인이 되었을 때 키가 매우 작아질 수 있다. 아울러 저혈당 및 복부비만 등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어떤 경우에 병원에 내원해야 하나?
같은 성별, 같은 만 나이 아이 중에서 100명 중 3등 미만의 ‘저신장’에 해당한다면 반드시 소아내분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저신장의 원인으로 남녀 모두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있을 수 있고, 특히 여자아이는 터너증후군 같은 심각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내원하면 어떤 검사를 진행하나?
먼저 혈액검사와 성장판 나이를 측정한다. 검사 결과상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의심되는 경우 이틀간 입원해 성장호르몬 자극 검사를 시행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확진 시 잠 자기 전 성장호르몬을 주사로 맞는 치료를 진행한다.
성장호르몬 치료를 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성장호르몬 치료는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듯 무분별하게 진행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모든 약이 그렇듯 성장호르몬 치료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욕심을 내 더 많이 성장시키기 위해 무작정 용량을 늘리거나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성장호르몬만 투여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따라서 경험 많은 소아내분비과 전문의의 관리 아래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최적의 효과를 얻기 위한 적정 용량을 투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장호르몬 치료에도 적기가 있나?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받은 경우 적기는 확진을 받은 시점부터이며,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녀가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아니지만 예상 키가 매우 작아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 치료 적기에 대해 궁금해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치료의 적기는 따로 없지만 성장호르몬 적정 용량이 체중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동일한 기간을 치료할 경우 체중이 적게 나가는 어린 나이에 시행할수록 투여 용량이 적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아울러 성장호르몬 치료 효과는 주사를 맞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감소한다. 처음 2~3년이 효과가 가장 좋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했다면 2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장호르몬 치료를 통해 키 성장에 효과를 본 사례가 있다면 알려달라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치료를 받으면 확실히 성장 증대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성장 속도가 1년에 4cm 미만이었다면, 성장호르몬 주사 투여 후 1년에 8cm 이상 자란다. 물론 모든 아이가 기대하는 정도의 성장 증대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치료 중간중간 이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사례가 늘면서 부작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사실 성장호르몬 주사의 부작용이 심각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환자 5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 백혈병이나 뇌종양, 고혈압 등의 발병률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그렇다고 부작용이 아예 없지는 않다. 대표적인 부작용을 꼽자면, 치료 초기에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단,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이런 증상은 점차 없어진다. 아울러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동안 일시적으로 혈당 수치나 갑상선 기능에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반드시 주기적인 신체 진찰 및 혈액검사를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성장호르몬 치료 외에 성장에 도움되는 생활 습관에 대해 알려달라
먼저,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 인스턴트식품이나 달고 짠 음식은 멀리하고, 채소와 함께 양질의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또 하루 1시간 정도 빠르게 걷기, 조깅 등 심정회원장 박동수를 높여주는 중등도 이상의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적절한 수면 역시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낮에는 운동과 공부를 열심히 하고 피곤한 상태에서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잠들고, 충분히 숙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녀의 작은 키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녀의 키는 양쪽 부모만의 키를 기반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조부모, 외조부모의 키 유전자를 물려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부모의 키만으로 자녀의 키를 예측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자녀의 키가 어떤 경향성을 보일지는 만 3세 이후에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방법으로 키를 재고 검사를 통해 확인함으로써 예측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면 치료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하기 전 가족 구성원 전체가 대화를 통해 치료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ㅣ 덴 매거진 2024년 6월호
에디터 윤새롬 (ysr0112@mcircle.biz)
사진 송승훈 포토그래퍼
Copyright © 저작권자 © 덴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