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 : 수포자도 빠져드는 마법 같은 수학책!

조회 2802025. 4. 8.

[정재헌 칼럼니스트]

책: 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WOO'S WONDERFUL WORLD OF MΑΤΗ)/ 에디 우 지음 / 안혜림 옮김 / 반반북스
부제 : 26가지 수학 원리로 가볍게 익히는 수 감각

'다 큰 어른을 위한 수학책'의 소개 포스팅

숫자와 공식은 저리 가라

탄핵 정국도 마무리됐다. 일상에서 돌아오니 골치아픈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골치아픈 것의 상징은 '수학'이다. 수학이라는 단어에 움찔하는 어른들이 많다.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 혹은 학창 시절의 상처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은 그런 기억에 부드럽게 손을 내민다. 이 책은 “수학은 삶을 바라보는 눈”이라 말한다. 숫자와 공식을 넘어 “세상의 구조를 꿰뚫는 통찰”이 이 책이 전달하려는 진짜 메시지다.

저자 에디 우는 호주의 인기 수학 강사이자 유튜브 ‘우튜브(Wootube)’ 채널로 유명한 교육 크리에이터다. 그는 고등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로 시작했지만, 병으로 수업에 나올 수 없는 한 학생을 위해 영상을 올리며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 진심이 통했고, 지금은 187만 명이 그의 영상을 시청한다.

이 책은 수학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삶에 스며드는지를 아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책의 첫 문장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인용이다. “신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우주를 창조했다.” 이 한 문장에서 저자의 철학이 압축되어 있다. 수학은 단지 숫자의 조합이 아니라,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언어라는 것이다.

패턴의 언어가 수학이다

책은 26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수학의 원리를 풀어낸다. 피보나치 수열, 지수적 증가, 확률, 암호화, 프랙털 기하학, Φ, e, π 같은 수학 개념이 등장하지만, 그 설명은 전혀 어렵지 않다. 오히려 독자를 ‘아하!’ 하게 만드는 유쾌한 일화와 비유가 가득하다. 예를 들어 해바라기의 씨앗 배열, 얼음이 물에 뜨는 이유, 주전자 속 물이 식는 속도, 골턴보드를 통한 정규 분포 등 일상의 풍경 속에서 수학을 발견하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수학을 ‘패턴의 언어’로 본다는 관점이다. 흔히 수학은 숫자나 계산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는 패턴을 인식하고 구조를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두 홀수를 더하면 항상 짝수가 된다는 규칙, 파스칼의 삼각형에서 각 줄을 더하면 2의 거듭제곱이 되는 법칙, 자연에서 발견되는 프랙털 구조 등은 모두 수학이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다.

수학은 실용적이기도 하다. 복리의 개념을 통해 경제적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하고, 암호화와 소수의 관계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보안이 수학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수학은 스마트폰, 인터넷, SNS, 통계 분석 등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기술의 기초가 된다.

아름다움을 가진 철학적 언어

하지만 실용성을 넘어서, 이 책은 수학의 철학적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수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말했듯, 수학은 “냉철하고도 준엄한 아름다움”을 지닌다. 프랙털의 자기유사성처럼 미학적으로도 완벽한 구조들이 존재하며, π나 e처럼 반복되지 않으면서도 일정한 질서를 가진 수들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저자는 수학이란 “서로 다른 것을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이는 시가 “같은 것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기술”이라는 푸앵카레의 말과 절묘하게 연결된다. 수학은 추상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구체적인 도구다. 나뭇잎의 배열, DNA의 구조, 인체의 균형, 도시의 구조, 경제의 흐름… 이 모든 것을 수학이라는 틀로 바라볼 수 있다.

한국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 장면.

무엇보다 이 책의 진짜 힘은 독자와 수학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는 태도에 있다. 에디 우는 수학을 모른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신도 수학을 이해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어려운 공식을 나열하기보다는, 삶의 경험과 연결된 이야기로 개념을 끌어와 수학의 진입장벽을 낮춘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교육자다운 품격을 지닌 이유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난다. “수학은 궁극의 만능열쇠다. 수학을 할 줄 알면 어떤 분야의 문제도 풀 수 있다.” 이는 과장이 아니다. 우리가 부딪히는 거의 모든 문제에는 패턴이 있고, 그 패턴을 읽는 언어가 바로 수학이기 때문이다.

수학을 알면 세상의 구조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수학에 대한 편견을 가진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수학이란 무섭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연결하고 사랑하는 방식일 수 있다는 걸 말해주기 때문이다. 『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은 우리의 삶을 설명해주는 삶의 책이다.

수학의 다양한 분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서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는 환상적인 책이다. 어지간한 소설보다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한다.


※ 다독가 정재헌은 대학교에서 철학과를 다녔는데, 컴맹인데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IT 기업이었던 STM(현, LG CNS)에 입사할 수 있었다. 광주에서 서울로 온 여인을 회사내에서 만나 아이들을 일곱 명이나 낳고 길렀다. 7년 전에 아이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책을 벗 삼는 것보다 나은 걸 찾을 수 없었다. 아이들도 책과 친해지게 하자는 생각에 지금도 매일 책을 본다. 읽다 보니 정리하는 맛이 참 좋았다. 지금은 코스닥 상장사인 토마토시스템에서 AI/헬스케어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멋진 독후감을 쓰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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