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배당금 활용법]④ 우리, 주주환원율 보완…임종룡호 보험사 인수 총력

조회 92025. 3. 11.
우리금융 주주환원율 추이 및 전망 /그래픽=박진화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경쟁사보다 낮은 주주환원율을 보완하는 카드로 '비과세배당'을 꺼내 들었다. 보통주자본(CET1) 여력이 낮은 상황에서 찾은 자구책이다. 3조원의 자본잉여금 전입 규모는 3년치 이상의 현금배당 규모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숙원사업인 보험사(ABL·동양생명) 인수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측은 "올해는 단순 수익성을 높이기보다 내부통제 등 '안정'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주주환원율 높일 '비과세배당'…세후 수익률 '최고'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주주환원율 예상치는 35.0%로 지난해(33.3%)보다 1.7%p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KB·신한·하나금융 등의 주주환원율이 40%를 웃도는 것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다.

대신 우리금융은 비과세배당 전략을 실행한다. 이달 주주총회에서 3조원 규모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한 뒤 올해 4분기 결산배당부터 이 자금을 배당재원으로 쓰기로 했다. 올 4분기 배당금부터 비과세배당이 실시되는 셈이다. 자본잉여금 3조원은 우리금융의 3년치 현금배당 규모보다 크다.

우리금융은 2023년 현금배당에 8910억원을 들였고 올해 923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배당은 지난해와 같이 1~3분기에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고, 기말에 더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과세배당은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재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주주에게 이익을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가 냈던 돈을 돌려주는 개념으로 과세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개인주주는 15.4%의 원천징수 없이 배당금을 모두 수령할수 있고 대주주도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배당금이 포함되지 않아 부담이 낮아지며, 법인주주는 법인세 과세 이연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우리금융 개인주주의 배당수익률은 올해 8.2%, 내년에는 8.4%를 기대할 수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금융지주에서도 주주환원 중 배당 비중이 크고 배당수익률 또한 높아 비과세 혜택이 더욱 많다"며 "주주에게 실질적 가치를 지니는 세후 배당수익률은 우리금융이 KB·신한·하나보다 올해 3.4%p, 내년에는 4.0%p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은 우리사주조합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9.18%를, 과점주주 4곳(한국투자증권·현대푸본생명·키움증권·유진PE)이 1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비과세배당은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부응하면서 과점주주와 개인주주 모두에 이득이 되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별도기준 자본잉여금은 11조1202억원이다. 현행법상 자본잉여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가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해야 비과세배당을 실시할 수 있는데, 우리금융은 기준을 초과해 비과세배당에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의 이익준비금은 4426억5000만원으로 자본잉여금과 이익준비금 합계가 11조5000억원을 넘고 자본금은 3조8027억원 수준이다.

중장기 주주환원율 50%…CET1비율 개선이 과제

우리은행 자본적정성 지표 추이 / 자료=우리금융

우리금융은 중장기 목표 주주환원율을 50%로 설정했다. KB·신한·하나금융이 2027년까지 동일한 비율(50%)로 정한 것과 비교된다. 우리금융이 시점을 명시하지 않은 것은 그룹 전체의 낮은 CET1비율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CET1비율은 12.08%로 KB(13.51%), 신한(13.03%), 하나(13.13%)에 뒤처진다. 우리금융이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다.

사정이 이렇자 우리금융은 CET1비율 11.5% 미만 구간에서 주주환원율을 30%로 설정했고 11.5~12.5%는 35%, 12.5~13.0%는 40%로 정했다. 또 CET1비율이 13.0%를 넘기면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말 CET1비율을 12.5%로 높인 뒤 중장기적으로 13.0% 이상까지 올릴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또 국내 금융그룹을 통틀어 유일하게 금융당국의 공식 승인 전 외환 포지션과 관련한 시장의 위험을 위험자산 산출에 포함하지 않기로 하면서 CET1비율 하락을 방어했다. 온전히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로 CET1비율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를 위해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을 축소하고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RoRWA는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단순자산 대비 수익률을 뜻하는 총자산이익률(ROA)보다 위험요인을 반영한 지표다.

ABL·동양생명 인수 향방은…경영평가 결과 주목

우리금융은 올해 1조4000억원을 배당수익으로 거둬 전년(1조2085억원)보다 2000억원 넘게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의 올해 예상 주주환원 재원은 1조730억원가량(현금배당 923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 1500억원)으로 배당수익이 주주환원 금액을 넘어서게 된다. 우리금융이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수익의 제1활용처로는 ABL·동양생명 인수건이 꼽힌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이르면 이번 주 내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규칙인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등급에서 2등급 이상을 유지해야 다른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다만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더라도 금융위원회가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으로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에 해당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ABL·동양생명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이사회에서 ABL·동양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는 동양생명 지분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2654억원)다. 인수합병(M&A) 시 현금지급 기간은 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2~3년이 걸려 우리금융의 자금 마련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ABL·동양생명의 몸값이 3조원까지 거론됐다가 절반 수준까지 낮아져 임 회장의 인수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우리은행의 우리금융 순이익 기여도가 92%에 달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ABL과 동양생명의 이익개선세도 관전 포인트다. ABL생명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1051억원을 기록했고, 동양생명은 3143억원을 거둬 전년보다 각각 31% 성장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자회사 배당, 무리수 없는 '적정선 '

아울러 우리금융은 자회사들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지주에 배당금을 보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올해 우리은행의 배당금은 1조3525억원으로 배당성향(44.5%)이 전년(45.2%)보다 낮아졌다. 우리은행의 배당성향은 KB국민은행(50.0%), 신한은행(45.0%), 하나은행(54.0%)과 견줘도 낮다.

우리은행과 비교하면 우리카드·우리금융캐피탈 등 주요 자회사의 배당수익 기여도는 저조하지만 배당성향은 20% 안팎에서 관리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은 순이익의 20%인 294억원과 283억원을 지주에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여력이 없는 자회사들은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021년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뒤 2022년부터 배당에 나섰지만 2023년 순손실을 내며 배당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도 적자가 이어져 배당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은행지주 최초로 비과세배당을 도입하고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 등 수익성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과 수익다변화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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