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장벽 붕괴 30주년..옛 동독 수감자 "장벽 붕괴에 큰 두려움"
[앵커]
내일은 베를린장벽 붕괴 30주년이 되는 날인데요.
분단시절 악명 높았던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가 운영하던 감옥의 수감자는 당시 장벽 붕괴가 기쁨이 아닌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그 사연을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금은 기념관으로 변한 옛 동독 슈타지의 정치범 수감소.
가이드로서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코이프 씨는 수감자였습니다.
사회주의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서독에서 동독으로 이주했던 가족.
하지만 자유가 억압된 생활을 견디다 못해 다시 서독으로 이주허가신청을 낸 뒤로 비극이 시작됐습니다.
[페터 코이프/옛 슈타지 감옥 수감자 : "저는 학교에서 퇴학을 당했고 대학교를 갈 수 없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유를 갈망했던 청년은 급기야 22살 때이던 1981년 동독 탈출을 감행하다 기차역에서 붙잡혔습니다.
수감생활은 감시와 억압의 연속이었습니다.
[페터 코이프/옛 슈타지 감옥 수감자 :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하고 질문을 하면 안 되고 가족과 연락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동독의 정치범을 돈을 주고 빼오는 서독의 '프라이카우프' 제도 덕에 아홉 달 만에 풀려난 코이프 씨는 곧장 조부모가 계신 서독지역 에센에 정착했습니다.
그러던 중 1989년 들려온 장벽 붕괴 소식은 기쁨이 아닌 크나큰 두려움이었습니다.
출감하던 날 "우리는 당신을 어디든 추적할 수 있다"고 말하던 교도관들이 떠올랐습니다.
[페터 코이프/옛 슈타지 감옥 수감자 : "굉장히 두려웠습니다. 동독은 제게 국경 뒤에 있는, 철의 커튼 뒤에 있는 것이었는데 '이 사람들이 다시 나에게 접근할 수 있겠구나'라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지금도 옛 동독지역을 방문하면 사흘 이상을 머무르지 못한다는 코이프 씨.
사상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힘줘 말합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유광석 기자 (ksy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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