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선 소장의 한국 자동차 비사 秘史] ⑤ 최초의 모터사이클
[중앙일보] 의사이며 선교사였던 미국인 원두우(Horace Grant Underwood, 1859~1916)씨는 조선에 파견된 첫 미국인 선교사로 가족과 함께 이 땅에 들어왔다.
서양 의술과 선교 활동을 하던 1910년대의 우리나라 지방도로는 거의 오솔길이었다. 그래서 자동차를 타고다니며 선교활동을 하기가 매우 불편했다. 1915년 안식년을 맞아 미국으로 휴가차 들어간 그의 아들 원한경(Horace Horton Underwood, 1890~1951)씨 부부는 뉴욕 길 위에서 무척 흥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국에 상륙한 초기의 모터사이클은 길이 좁은 시골 여행에 안성맞춤이었다.
"허니(Honey), 저것 좀 보시오. 아주 재미있는 자전거가 있소."
"어디요, 저 자전거 말입니까. 어머, 안장 밑에 작은 엔진이 달려 있네요."
"오, 저 남자가 시동을 걸고 올라탔소. 어디 봅시다. 얼마나 빠른가."
"정말, 빨리 가네요. 자동차보다 빠르군요. 자전거 타는 것과 똑같은데 발을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너무 간단한 두 바퀴 자동차예요."
"저 엔진 달린 자전거를 사 가지고 가면 좁고 험한 조선의 시골길에서 안성맞춤이겠소."
전영선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장
엔진 달린 자전거가 바로 모터사이클이다. 그 길로 부부는 모터사이클 판매점에 찾아갔다. 옆에 사람도 탈 수 있고 짐도 실을 수 있는 보조용 사이드카까지 붙은 모터사이클 한 대를 구입해 조선으로 가져왔다. 원씨 부부는 지방 전도를 위해 1914년 이미 미국서 '윌리스 오버랜드'라는 자동차 한 대를 들여왔다. 당시 조선 땅에 있던 선교사들 중에서 처음으로 자동차를 탄 사람이다.
험한 길 때문에 자동차를 타고 갈 수 없는 곳은 자전거를 타고 지방에 다녔다. 그러나 너무 힘이 들어 이런 길에 맞는 적당한 탈것을 찾던 중이었다. 모터사이클을 구입한 뒤 길이 넓은 곳은 자동차로, 험하고 좁은 길은 사이드카를 단 모터사이클을 타고다녔다.
한 사람밖에 다닐 수 없는 좁은 길에는 사이드카를 떼어낸 모터사이클만 타고다녔다. 자동차보다는 시골 여행에는 오히려 모터사이클이 안성맞춤이었다.
당시 지방에는 주유소가 없어 갈 때마다 옆에 달린 사이드카에다가 예비용 휘발유·텐트·응급장비와 같은 짐을 잔뜩 싣고 다녔다. 그래서 매우 편리한 두발 자동차였다. 이것을 타고 시내에 나가거나 지방에 가면 큰 구경거리가 됐다.
"어머, 저기 좀 봐. 양코배기가 요술 자전거를 타고 온다. 발로 젓지도 않는데 제 혼자 잘도 달려오네."
"어이구, 이 바보야. 요술 자전거가 아니라 조그만 기관(엔진)이 달려 자동차처럼 제 혼자 가는 자동자행거(自動自行車)라는 거야."
"자전거보다 몇 십 배나 무거운 것 같은데 쓰러지지도 않고 잘도 타고 가네…."
"그러게 저 자동자행거는 힘이 세고 기술이 좋은 서양 사람들이나 탈 수 있다는 거야…."
시골 사람들은 네발 자동차는 종종 보았지만 두발 자동차는 생전 처음 봤다. 이들은 모터사이클을 타고다니는 원한경씨를 마치 곡예단에서 줄타기하는 곡예사처럼 신기하게 생각했다.
전영선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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