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정스님, 김광석에게 나온 사리 9과에 '도력 높은 스님도 이 정도 드물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2017. 8. 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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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광석>이 30일 개봉하면서 또다시 김광석이 화두가 됐다. 요절한 가객에 대한 아쉬움은 해를 거듭해도 사그러들지 않는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에서 활동한 한 멤버는 이날 스포츠경향에 김광석에 대해 회고하며 “김광석은 음악에 대한 열정은 물론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었다. 주변 사람들을 늘 아꼈고…”라고 운을 뗐다.

그는 김광석 사후 1996년 1월 8일 경기도 벽제에서 화장으로 장례식을 치른 일을 떠올리며 “시신 화장 후 사리(舍利)가 9과(顆)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2010년 열반에 드신 법정스님은 ‘평생을 도닦은 스님들도 이 정도 사리가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 그가 얼마나 음악세계에 최선을 다했는지, 청정한 삶을 살았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 김광석. 경향DB

이 때 그의 몸에서 나온 사리 중 큰 것은 지름 0.5~0.6㎝ 크기의 커다란 사리였다. 김광석과 법정스님의 인연은 그가 불교 집안에서 자라났고, 1991년 이후 불교방송 <밤의 창가에서>의 DJ를 맡으면서 불교계 인사들과 교류도 넓어졌다. 법정 스님은 김광석의 법명 ‘원음’(圓音, 둥근 소리)을 지어줬다. 그가 마지막 생을 마친 건물의 이름 원음빌딩이다. 그의 팬클럽은 여기서 따온 ‘둥근소리’다.

불교와 사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해인사의 정림스님 역시 “스님의 도력과 사리를 불가분의 관계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도교적 관념에서 사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도 없지 않다”며 “금욕적인 생활을 한 사람에게서 사리가 나온 예를 적지 않게 볼 수 있고, 그 색과 수에 따라 그 정도를 가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골수에 사무친다라는 말이 있다. 이 정도의 삶의 무게를 이겨내야 사리가 나오는 게 아닌 가 하는 생각이든다”고 덧붙였다. 유점사의 수산스님도 “불가에서도 스님에게서 사리가 나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며 “죽음과 고통의 경계를 넘어야 사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광석에게서 사리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만큼 음악에 대한 고민과 자기 자신의 성찰이 깊었던 사람으로 여겨진다”며 “그런 덕에 죽어서도 그의 음악이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갈고 닦아 음악으로 영원히 우리에게 남은 김광석이 도력 높은 스님처럼 남긴 사리 이야기가 신비롭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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