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초대박'…대구전 '역주행 세리머니' 정승원 "좋은 스토리로 봐주셔서 감사, 다음엔 대처 잘 할 것" [현장인터뷰]

나승우 기자 2025. 4. 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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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울산, 나승우 기자) 친정팀을 상대로 역주행 세리머니를 펼친 정승원(FC서울)이 다시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잘 대처해보겠다고 밝혔다.

서울은 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울산HD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7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러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개막전 패배 후 리그 6경기 무패 행진(3승3무)을 이어간 서울은 승점 12로 3위를 유지했다.

아쉬운 경기였다.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정승원, 린가드를 내세운 서울은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한 윌리안과 둑스까지 더해 울산의 골문을 노렸으나 결정적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 막바지에는 교체 투입된 루카스의 박스 안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줄 수 있었던 위기도 찾아왔으나 다행히 비디오판독(VAR) 후 넘어가면서 위기를 모면하고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답답한 공격 흐름 속에 빛났던 선수는 역시 정승원이었다. 이번 시즌 서울 이적 후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정승원은 울산을 상대로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정승원은 "3선에서 2선으로 위치를 바꾸면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재밌다. 또 미드필더로 가게 되면 그 자리를 메꿔줘야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떤 자리가 낫다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충분히 즐기면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골 넣으려고 엄청 열심히 올라가는데 이게 조금 아쉽다. 조금씩 맞춰가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승원은 최근 엄청난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직전 경기에서 친정팀 대구를 상대로 역주행 세리머니를 펼쳤기 때문이다.

대구 시절 '얼굴 천재'로 불리며 사랑받았으나 코로나19 기간 이적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며 갈등을 빚었다. 친정팀이긴 하지만 사이가 좋다고 볼 수는 없는 관계였다.

때문에 대구전 당시 경기 시작 전부터 대구 팬들의 야유가 나왔고, 이에 흥분한 정승원은 득점 후 대구 팬들이 있는 원정석 쪽으로 달려가는 역주행 세리머니를 했다.

정승원이 선보인 역주행 세리머니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아데바요르 세리머니로도 잘 알려져 있다. 토고 출신 공격수 엠마뉘엘 아데바요르가 아스널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후 아스널을 상대로 득점 후 경기장 반대편으로 달려가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보통 이전에 뛰었던 팀을 상대로 득점하면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때문에 당시 아데바요르는 물론 이번 정승원의 행동은 많은 팬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만약 김진수와 최준이 말리지 않았다면 정승원은 대구 팬들 바로 앞까지 달려가 무릎 슬라이딩까지 할 수도 있었다.

정승원은 "그렇게까지 갈 생각은 없었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지키고 너무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진짜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며 "모든 상상은 할 수는 있지만 그것(무릎 슬라이딩)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엄청난 화제가 된 것에 대해서는 "해외까지 생각은 못했는데 이제 해외에서도 좋은 스토리로 봐주신 거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며 "깜짝 놀랐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나한테는 아주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정승원은 1997년생이다. 아데바요르의 역주행 세리머니는 2009년에 나왔다. 그때 당시 초등학생이었을 정승원이 아데바요르 세리머니를 알고 있었을까.

이에 대해 정승원은 "그건 엄청 유명하다"면서 "축구 선수 중에 안 본 사람은 없을 거다"라고 웃었다.

서울은 내달 18일 대구 원정을 떠난다. 그 경기에서도 대구 팬들의 야유가 나왔을 때 정승원이 어떤 대응을 보여줄지도 또 다른 관심사다.

정승원은 "충분히 날 견제할 거 같은데 일단 최선을 다할 거다. 그때를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얼마나 야유하실지는 모르겠다. 감정이라는 게 있어서 나도 그 순간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대처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유가 나오면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날 야유하면 즐기고 할 수 있는데 팀한테나 다쳐있는데 야유하면 조금 그렇다. 내가 못해서 야유하는 건 괜찮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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