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치매 진단받은 40대 남성…"2년 전 '이것'부터였어요"

조회 5482025.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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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미 본 영화라니… 전혀 기억이 없었다.”

41세의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호주의 교사 프레이저가 자신의 경험을 공개했다.

그는 “2년 전 겪었던 이상 증상이 치매의 신호였다는 걸 깨달았다”며 사람들에게 조기 치매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41세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호주 남성 프레이저. 사진=유튜브 ‘I (don’t) have dementia’ 캡처

41세에 찾아온 '알츠하이머' 진단… 영화 한 편이 경고였다

호주에서 교사 겸 연구원으로 일하는 프레이저(41)는 최근 의료진으로부터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65세 미만의 치매 진단 비율은 전체 환자의 약 5~10%로 매우 낮지만, 프레이저는 그 소수에 포함됐다.

그가 최초로 이상을 느낀 건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인 39세 때다. 어느 날 배우자와 함께 영화를 보고 있던 그는 배우자가 “이 영화 한 달 전에 이미 본 영화다”라고 지적했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 아닌데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결말에서 놀라고 있었다.

당시 프레이저는 이를 단순히 '기억력 실수' 정도로만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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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사건, 딸의 '실종 소동'

본격적으로 심각성을 느낀 것은 지난해 5월이었다.

딸이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그는 급하게 주변 이웃들에게 연락하며 딸의 행방을 찾았다. 심지어 경찰에 신고하기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정작 딸은 친구와 영화를 보러 간다고 여러 차례 그에게 미리 말한 상태였다. 딸이 집을 나서기 전, 자신의 일정까지 미리 알려줬음에도 그는 이를 완전히 잊었던 것이다.

프레이저는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며 "정말 겁이 났다. 딸의 안전에만 집중하느라 내 기억의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인지 기능 저하, 치매의 전형적 전조 증상

이 사건 이후 프레이저는 의료진을 찾았고 검사 끝에 결국 초기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진단을 받고 보니 이미 여러 가지 증상이 자신에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는 일상적인 스케줄도 자주 혼동하게 됐고, 일정이 변경되면 쉽게 혼란을 느꼈다. 직장에서도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려웠고, 생각이 매우 피상적이고 얕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6개월 사이에는 수돗물을 잠그지 않는 등 생활 속의 사소한 실수까지 빈번해졌다. 프레이저는 "머릿속에 마치 안개가 낀 듯 뿌연 느낌이 계속되며 집중력이 극도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치매 관련 자료 이미지. 사진=서울신문DB

조기 발견의 중요성, 프레이저가 밝히는 치매 진단의 의미

프레이저는 현재 여전히 직장에 출근하지만 하루를 마칠 때쯤이면 극도의 피로감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사례가 젊은 나이에도 치매가 충분히 발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조기 발견이 정말 중요하다"며 "기억력이나 집중력에 이전과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히 나이 탓으로 여기지 말고 즉시 전문적인 진단을 받길 권장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 역시 알츠하이머는 진행성 질환이며, 초기에 발견하면 증상의 악화를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30~40대에 나타나는 알츠하이머의 경우 빠르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필수적이다.

프레이저의 고백은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치매의 현실을 생생히 전하며,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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