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방심하면 '나락'...투자자들이 놓치기 쉬운 코스닥기업 '적신호'

조회 7982024. 9. 11. 수정

[재무제표 읽기] 재무제표가 알려주는 '적신호'에 민감해져야

곧 추석이다. 3분기가 지나가는 시점인데 벌써 결산기를 걱정하는 기업들이 있다. 실적이 좋은 기업이야 오히려 자신감 있게 발표 준비를 할 테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고민 중이다. 특히 높은 부채비율과 연속적자에 시달리는 코스닥 기업은 한 해 마무리에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

/ ChatGPT4

좀 이른 시점이기는 하나, 투자한 회사에 대한 정보는 투자자가 스스로 꼼꼼히 챙겨야 한다. 3분기 보고서가 나오는 11월 이후에 공식적인 재무정보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 초 혹시나 감사의견 거절 등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는 건 아닌지 미리부터 재무제표가 알리는 적신호를 감지해야 한다.

내가 투자한 기업 중에 지금부터 언급하는 상황이 있다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코스닥시장 관리종목 지정 사유 및 퇴출조건'. / 한국거래소 홈페이지

우선, 손익계산서의 숫자가 비정상적이다.

여러 해에 걸친 적자 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간의 불일치가 빈번하다. 영업이익이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기타비용이 많아 최종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한다면 경고다.

또한 매출액이 30억 미만으로 지속된다면 올해 실적을 추적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장기적인 적자 구조는 회사의 지속 가능성에 큰 위협이 된다.

대주주 지분이 점점 낮아질 때 역시 위험하다.

대주주가 개인일 경우, 소액주주 비율이 높아지면서 지배구조가 불안해진다. 코스닥 기업은 전환사채를 자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지분 희석으로 경영진의 책임 의식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잦은 경영진 교체 및 회사명 변경 역시 나쁜 징후다.

말로는 신규사업과 새로운 역량을 가진 인적 쇄신이라고 홍보하지만 투자자는 경영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으로 인지해야 한다.

경영환경에 대해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을 정리한 게 공시규정이다.

투자자들이 공시 지연을 무덤덤하게 바라볼 수 있는데 기업이 숨기고 싶은 부정적인 사실이 있을 때 공시가 늦어지거나, 아예 하지를 않으면 불성실 공시로 제제를 받는다.

경영자의 배임, 횡령 등의 불미스러운 사건과 마찬가지로 '불성실 공시'는 코스닥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행위다. 공시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경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인데 불성실한 공시가 잦은 기업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결산기가 지난 후에서야 내가 투자한 기업이 나쁜 회사였다는 걸 발견한다면, 속상하고 말 문제가 아니다.

심각한 재무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니, 투자실패를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미리 가져야 한다.

가장 최악은 투자한 회사가 상장폐지 되는 과정을 손놓고 그냥 쳐다만 보고 있을 때다. 3분기 이후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을 조짐이 보인다면 냉정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의견거절은 기업의 재무 상태가 불투명하거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감사의견 거절, 상장폐지 절차를 지켜보게 될 때면 투자자로서 매우 늦은 후회의 순간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부터 내가 투자한, 손실이 높은 기업일수록 더 집중해서 재무제표와 공시를 체크해야 한다.

부채비율과 적자, 매출액 추이 그리고 지배구조의 변화까지. 상장폐지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의 시작이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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