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에 흡수될 것으로 전해진 동양생명이 오는 4월 대규모 조직개편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서는 동양생명 매각건이 3월 중 마무리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동양생명 내부적으로 임원 임기를 3월까지 한정한 정황이 포착됐다.
17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이달 1일자로 FC영업본부장인 박판용 이사대우를 상무보로 승진시켰다. 동양생명은 승진 인사의 경우 통상 1년 이상의 임기를 보장해왔으나 박 상무보의 임기는 3월31일까지로 정해졌다.
특히 동양생명 인사에서 임기 1년 미만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이후 선임된 임원 가운데 1년을 보장받은 안준영 상무보(GA영업1본부장, B2B부문장 겸임) 외에는 모두 3월 말까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동양생명의 이 같은 행보를 우리금융에 매각될 것에 대비해 원활한 조직개편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고 있다. 앞서 ABL생명이 동양생명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2월 인사 당시 임원 임기를 3월까지 제한한 사례가 있다. ABL생명은 우리금융이 추진하는 패키지 인수 대상 보험사 중 1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임원 임기보장 기간은 우리금융이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시점을 기준으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이전에는 최소 1년을 보장했으나, 이를 깨고 3월까지만 임기를 정한 것은 대규모 조직개편에 대한 예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미등기임원은 총 16명이다. 이 중 6명의 임기가 3월31일에 만료된다. 이들의 연령대는 1960년대생(박판용 상무보)부터 1980년대생(곽경문 상무보)까지 다양해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따른다. 또 상무, 상무보, 이사대우 등으로 특정 직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임기를 결정한 공통된 요소를 찾기 힘들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임원 임기에 대해서는 공시된 내용 외에 공식적으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