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클락 위반 볼넷→안타→역전 스리런…58억 마무리가 수상하다, ERA 12.60&피안타율 0.364 흔들

김경현 기자 2025. 4. 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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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김재윤./마이데일리
삼성 라이온즈 김재윤./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무너졌다. 피치클락 위반 볼넷이 역전 스리런 홈런까지 이어졌다. 2025시즌 초반 김재윤의 구위가 심상치 않다.

김재윤은 5일 대구 삼성 라이온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해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첫 패전이자 1호 블론 세이브다. 앞선 4경기에서 김재윤은 한 번의 블론 세이브도 없이 3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날은 9회 2아웃 이후 집중타를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삼성은 1회말 선두타자 이재현의 홈런으로 기선을 잡았다. 3회초 노시환이 동점 1타점 적시타를 신고했지만, 삼성은 3회말과 5회말 강민호의 1타점 적시타, 6회말 디아즈의 솔로 홈런과 이재현의 1타점 2루타로 5-1 우위를 점했다.

삼성 라이온즈 김재윤./삼성 라이온즈

8회초부터 분위기가 한화 쪽으로 흘렀다. 삼성은 셋업맨 임창민을 투입했다. 임창민은 2아웃을 잘 잡은 뒤 문현빈에게 솔로 홈런, 이진영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박진만 감독은 김재윤을 조기 투입했다. 김재윤은 이재원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심우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8회를 마무리했다. 8회말 김헌곤의 솔로 홈런이 나오며 경기는 6-4까지 벌어졌다.

9회말 사달이 났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은 황영묵을 중견수 뜬공, 대타 이도윤을 2루수 땅볼로 솎아냈다. 승리까지 아웃 카운트 1개가 남은 상황. 대타 임종찬에게 초구 루킹 스트라이크, 2구 헛스윙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임종찬이 파울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풀카운트가 됐다. 김재윤이 8구째 공을 던져야 할 순간, 피치클락 20초가 지나가도록 투구가 이어지지 않았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시 20초 내에 투구를 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볼이 주어진다. 결국 심판이 볼을 선언하며 볼넷이 됐다.

김재윤은 억울하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피치클락 5초가 남은 시점에서 발을 빼며 '타임'이라는 몸짓을 취했다. 하지만 심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치클락 볼넷 이후 억울함을 호소하는 김재윤./삼성 라이온즈

예상치 못한 볼넷을 내준 탓일까. 김재윤은 노시환에게도 안타를 맞았다. 2사 1, 2루에서 문현빈을 상대로 다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고, 2구 연속 볼을 던졌다. 5구 포크볼은 파울. 6구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렸고, 이는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삼성은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6-7로 패했다.

피치클락으로 시작된 스노우볼이 크게 굴러간 모양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구위 부족이다. 현재 김재윤의 피안타율은 0.364다. 우승 도전 팀의 마무리 투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수치. 올해 5경기 중 피안타 없이 퍼펙트 경기를 펼친 것은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1이닝 1탈삼진)이 유일하다. 한화전을 비롯해 4경기에서는 최소 1피안타씩을 허용한 것.

지난달 27일 대구 NC 다이노스전부터 불안함이 증폭됐다. 팀이 5-7로 뒤진 9회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은 김형준에게 2루타, 도태훈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에 몰렸다. 서호철과 천재환을 각각 포수 파울 플라이와 헛스윙 삼진으로 한숨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고, 김주원에게 싹쓸이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투수 우완 이승현이 적시타를 허용, 김재윤의 실점은 4점까지 늘어났다.

3월 30일 세이브를 기록한 강민호와 김재윤 배터리./삼성 라이온즈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도 아쉬웠다. 이때 김재윤은 결과적으로 1이닝 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으나, 첫 두 타자에게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에서 힘겨운 피칭을 펼쳤다. 무엇보다 1사 1, 3루 양의지가 포수 파울 플라이를 쳤는데 홈 커버에 들어가지 않았다. 3루 주자 김영웅이 급하게 홈으로 향하는 장면이 화면에 찍혔다. 11년 차 베테랑 투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실수.

잦은 볼넷도 불안 요소다. 김재윤은 올 시즌 5이닝을 던지는 동안 3개의 볼넷을 내줬다. 9이닝당 비율(BB/9)로 환산하면 5.40개가 된다. 김재윤의 통산 BB/9는 2.60이다. 시즌 초 흔들리는 제구력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일시적 부진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김재윤의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BABIP)은 0.412이다. 커리어 통산 0.311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 잔루율 역시 40.0%로 일반적이지 않은 수치다. 5일 기준 평균자책점 12.60도 시즌이 진행된다면 점차 내려갈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 김재윤./삼성 라이온즈

그러나 김재윤은 흔들려서는 안 되는 마무리 투수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김재윤을 붙박이 마무리로 점찍었다. '끝판왕' 오승환은 2025년 6~7회 등판이 예정되어 있다. 팀의 마지막을 책임져야 하는 투수인 만큼, 빠르게 부진을 털어내야 한다. 2024년 삼성에서 첫 시즌 김재윤은 4승 8패 1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4.09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은 어떤 기록을 작성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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