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건축가가 설계했다고?"...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건축 명소 BEST 6
제주하면 돌, 바람, 여자를 떠올리던 예전과 달리 최근 제주는 '모던'이라는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데요. 특히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한 제주의 건축물들은 제주의 자연적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세계적 건축가들이 설계한 제주의 건축명소 7을 함께 만나봅시다.
본태 박물관
본태 박물관은 노현정의 시어머니이자 현대가의 며느리인 이행자가 자신이 30여 년간 모아온 한국 전통 수공예품과 현대 미술 작품을 전시해 놓은 곳으로 2012년 11월에 개관했습니다. 본태 박물관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플리츠상을 수상한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으로도 유명한데요. 안도 다다오는 정식 건축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노출 콘크리트 방식 등 자신만의 건축 스타일을 만들어내 현대 건축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건축가이기도 합니다. 특히 그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설계 방식으로도 유명한데요.
본태 박물관 역시 안도 다다오의 트레이드마크인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눈에 띕니다. 또 두 개의 전시관을 잇는 공간은 한국의 전통 담벼락과 좁은 골목, 가느다란 냇물과 다리로 구성해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였습니다. 더불어 제주 산방산을 배경으로 은은한 호숫가에 위치한 산책로는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안도 다다오의 설계 방식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유민 미술관과 글라스 하우스
섭지코지에 위치한 유민 미술관과 글라스 하우스 역시 안도 다다오의 작품인데요. 두 건축물은 서로 마주 보고 설계되어 섭지코지의 건축명소가 되었습니다. 유민 미술관은 국내 최초로 아르누보 공예예술품을 만날 수 있는 아르누보 미술관인데요. 원래는 '지니어스로사이'라는 이름의 안도 다다오 건축물로 유명했던 곳을 덴마크 건축가인 요한 칼슨이 전시 설계를 맡아 미술관으로 재개장한 것입니다. 요한 칼슨은 전시 설계 당시 안도 다다오 지니어스로사이의 본질을 해치지 않았다고 자부했는데요. 덕분에 유민 미술관에서는 여전히 노출 콘크리트 건물과 삼다 정원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벽면 프레임으로 보이는 성산 일출봉의 풍광도 빼놓을 수 없는 핫스폿이지요.
글라스 하우스는 이름 그대로 건축 마감의 대부분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서귀포 해안 풍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인데요. 건물의 양날개가 바다 정동향을 향해 손을 뻗듯 펼쳐져 있는 기하학적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2층 레스토랑에서는 성산 일출봉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포도호텔
포도호텔은 올망졸망 모여있는 단층 건물의 모습이 마치 포도송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재일교포인 이타미 준이 설계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이타미 준은 재일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에서는 일본인으로, 일본에서는 한국인으로 늘 경계에 있는 느낌이었다고 하는데요. 대학 시절,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한국을 찾아 한국의 민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그의 작품에는 자연 본연의 모습을 존중하는 자연주의 철학이 묻어있지요.
포도호텔 역시 오름을 닮은 지붕 모양과 주변을 둘러싼 돌담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이타미 준의 노력이 곳곳에 보이는데요. 객실에서는 정문을 통하지 않아도 테라스로 나오면 바로 자작나무 숲을 산책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긴 복도 중앙에는 하늘을 향해 그대로 뚫려 있는 유리관이 있는데요. 일명 캐스케이드로 창을 따라서 물이 흐르고 있어 마치 돌로 된 바닥이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방주교회
방주교회 역시 이타미 준의 작품으로 2009년 완공된 건축물인데요. 방주교회는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방주교회는 인공샘으로 둘러싸여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화창한 날 교회를 바라보면 물에 비친 교회의 모습과 주변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방주교회는 교회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교회 외부 어디에도 종교적인 상징물을 설치하지 않아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기도 한데요. 덕분에 제주의 물, 바람, 자연을 고스란히 담아낸 미니멀한 건축 양식과 그 미학을 인정받아 2010년 한국건축가 협회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아고라
아고라는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 내에 위치한 회원 전용 라운지인데요. 세계적인 현대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마리오 보타는 스위스 티치노 출신의 건축가인데요.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건축적 요소로 도입하여 지역적인 정체성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건축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기하학적 형태와 채광창을 통한 빛의 유입 등이 마리오 보타의 건축적 특징인데요.
아고라 역시 4면이 통유리로 구성된 피라미드형 설계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양식이 인상적입니다. 아고라의 구조는 방은 지하에 묻히고 땅 위로는 유리 피라미드만이 돌출된 독특한 디자인인데요. 건물 내 중앙에 광장을 두고 그 주위에 방을 배치하여 오픈된 광장 피라미드 천장을 통해 빛이 유입됩니다. 건물 내부에는 이렇게 유입된 빛을 이용한 설치작품도 있는데요. 모하 안종연 작가의 설치 작품 '광풍제월'입니다. 다만 아고라는 리조트 회원에게만 허락된 장소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추사관
추사관은 조선 후기 대학자이자 예술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전시관인데요. 추사 선생의 유배지였던 서귀포 대정읍에 위치해 있습니다. 실제로 추사 김정희는 제주에 유배되어 있는 8년 3개월 동안 추사체를 완성했고 세한도를 그려내기도 했는데요. 추사관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모티브로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건축물입니다.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가 자신의 외로운 귀양살이를 표현해낸 문인화로 조선 최대 걸작으로 꼽히는데요. 세한도에는 동그란 창이 나 있는 소박한 서재와 노송 한 그루, 곰솔 세 그루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를 모티브로 한 추사관 역시 수수하고 소탈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승효상은 '추사 선생을 추모하는 공간이기에 그가 그린 세한도처럼 겸손하게 지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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