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뜨끈한 국물이 땡길 땐 ‘오복 순대국’

조회 11,5262025. 2. 9.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순대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장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야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내장 요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유일하게 먹는 걸 꼽자면 순대 정도는 가끔 먹는다. 흔한 말로 초딩 입맛이다.

순대는 정확히 군대 들어가서 처음 먹어본 음식이다. 당시에는 외박이나 휴가를 나갔다가 부대 복귀할 때 순대를 사와서 부대원들과 같이 먹는 게 관례였다. 부대에서 처음 먹어본 순대 맛은 ‘피맛’ 같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는 않다.

그 이후로도 틈틈이 순대를 먹을 일이 있을 때면 한 두개씩 집어먹을 수 있는 용기는 생겼다. 하지만 머리가 희끗해진 요즘도 순대는 기호식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요즘 같은 날씨에 가끔 그리울 때가 있다. 바로 순대국의 그 뜨끈함과 얼큰함이다.

오복순대국

내가 사는 동네에 줄 서는 순대국집이 있다. 가양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다. 차 타고 지나가며 한 번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우연찮게 주말에 가족과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도 이른 시간이었는지 우리가 갔을 때는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식당 입구 오른쪽에는 야외 주방이 따로 있는데 커다란 솥단지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사골국을 끓이고 있다. 밖에는 등촌 직영점과 마곡본점, 목동점 3군데가 있다고 쓰여 있다. 식당 내부는 그리 넓진 않다. 테이블은 열 개 남짓 되는데 간격을 넓게 배치해 그리 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커다란 솥단지에서는 사골국을 끓이고 있다.
식당 내부

우선 벽에 걸린 메뉴판을 봤다. 순대국이 9천원이고, 순대 한접시는 6천원이다. 가성비 최고의 가격이다(우리가 사진을 촬영한 것은 일 년 전이라 지금은 금액이 1천원씩 올랐다.) 순대국을 주문하고 밑반찬이 깔렸다. 배추김치와 석박지, 부추, 찍어먹을 수 있는 양파와 고추, 마늘, 그리고 첨가해 먹을 수 있는 새우젓과 청양고추가 나왔다. 그리고 테이블마다 들깨가루와 국물이 가득 든 새우젓 용기가 있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기본 반찬
들깨가루와 새우젓

주문하자마자 얼마되지 않았는데 순대국이 배달됐다. 난 순대국을 주문할 때는 항상 ‘순대만’을 시킨다. 그렇지 않으면 머릿고기가 같이 나오는데 내 취향이 아닌 까닭이다. 순대국을 휘저었더니 순대가 십여 개 들어있다. 일반 순대국을 시킨 아들 그릇에는 고기도 제법 많이 들어있다. 난 여기에 부추와 함께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서 먹는다.

팔팔 끓여서 나온 순대국
고기도 제법 많이 들었다.
순대국의 순대
국물이 담백하고 개운하다

우선 국물을 한 숟갈 떠서 입에 털어 넣었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가 느껴지지 않는다. 들깨가루를 많이 넣어서 그런지 국물도 담백하고 고소하다. 순대에서 피맛도 나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곱창이나 내장 요리를 먹을 때 쿵쿵한 냄새가 나야 맛있다고 하는데 난 그런 냄새가 나지 않는 게 좋아하는 맛이다. 언젠가 한번 새벽에 해장하기 위해 들어간 유명한 순대국집의 순대국에서는 쿵쿵한 향이 올라와 한 숟갈 떠먹고 자리에서 일어난 기억이 있다. 혹시나 담백한 순대국을 원한다면 이 식당을 추천한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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