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여파’ 기업대출 연체율 8.52%...고정이하여신비율 10.6%로 두자릿수 돌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해 40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연체율은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는 등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1일 발표한 '2024년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총 3974억원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계는 2023년에도 5758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연체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작년 말 기준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52%로 전년 말(6.55%)보다 1.97%p 상승했다. 이는 2015년 말(9.2%)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53%로 전년 말(5.01%) 대비 0.48%p 하락했지만 기업대출은 12.81%로 전년 말(8.02%) 대비 4.79%p나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10.66%로 전년 말(7.75%)보다 2.91%p 상승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 및 거래자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 부정적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부실채권 감축을 위한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업권이 손실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은 15.02%로 전년말(14.35%) 대비 0.67%p 상승, 규제비율(7~8%)을 상회한다.
농협·수협·신협 등 상호금융조합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556억원으로 전년(2조382억원)보다 48.2% 감소했다. 신용사업 부문(금융) 순이익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16.5% 감소했고, 경제사업부문은 적자 규모가 소폭 확대됐다.
농협의 경우 1조64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2조357억원) 대비 19.1% 줄었다. 신협은 3419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수협의 순손실은 2725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상호금융조합의 전체 연체율은 지난해 말 4.54%로 전년 말(2.97%)보다 1.57%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1.91%, 기업대출 연체율이 6.75%로 각각 집계됐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9.3%로 전년 말(128.7%) 대비 9.4%p 하락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85%p 상승한 5.26%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적자 지속에도 소폭 개선된 반면, 상호금융조합의 순이익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올해에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지속 등에 대비해 경·공매, 자율 매각 등 부실자산 정리를 통한 건전성 제고를 유도하고, 손실흡수능력을 지속 제고해 나가겠다"
- 금융감독원 관계자 -
한편 금융위원회는 전날 '저축은행 역할 제고방안'을 발표하고 저축은행업계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인수합병(M&A) 허용 대상 저축은행 범위를 '적기시정조치 대상'에서 '최근 2년 이내 자산건전성 계량지표 4등급 이하'로 완화키로 했다.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기준도 9% 이하에서 11% 이하로 낮춘다.
구조조정을 촉진할 필요가 있는 저축은행 범위도 확대했다. 현재는 단기간 내 대량의 예금인출 등 급격한 경영상황의 변화와 금융위의 대주주 주식처분명령 등으로 인해 지배구조의 불안정성 등이 제기되는 경우로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로 한정돼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충족명령 이행이 불가능한 대주주 결격사유가 발생해 주식처분명령이 예상되는 경우도 포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