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환자 필독, 공기청정기의 진짜 효능은?

“재채기, 코막힘, 눈물… 공기청정기로 해결될까요?”

매년 봄철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바로 꽃가루와 미세먼지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을 앓는 이들에게는 단순한 계절 변화가 아닌 ‘호흡의 고통’이 된다.

이 시기,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기기에 다시금 관심을 돌린다. 바로 공기청정기다. 과연 이 기기는 광고처럼 알레르기 증상을 줄여줄 수 있을까? 아니면 단지 기분 좋은 ‘심리적 위안’에 불과한 걸까?

최근 2025년 3월 21일, 미국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Live Science)는 다양한 전문가의 견해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 질문에 보다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

HEPA 필터 장착? 그것만으론 부족할 수도

공기청정기의 핵심은 ‘필터’에 있다. 특히 HEPA(고효율 미립자 공기) 필터는 직경 0.3마이크론 크기의 미세입자를 99.97%까지 걸러낸다고 알려져 있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분의 일 크기인 꽃가루, 곰팡이 포자, 반려동물의 비듬 같은 알레르겐을 포착하는 데 유리하다.

2025년 발표된 ‘노출 과학 및 환경 역학 저널’의 연구에 따르면, HEPA 필터를 장착한 공기청정기를 12개월간 학교 교실에 설치한 결과, 기존 HVAC 시스템을 사용한 교실보다 공기 중 미세입자 농도가 평균 39.9% 낮게 유지되었다. 수치만 본다면 고무적인 결과다.

하지만, 이 연구는 단지 ‘공기 질 개선’만을 측정했을 뿐, 알레르기 증상의 감소와의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다. 실제로도 알레르기 환자의 상태는 필터 성능만으로 개선되지 않는다.

문제는 ‘사용법’과 ‘환경’에 달려 있다

공기청정기의 성능은 생각보다 환경 의존적이다. 어디에 설치했는지, 얼마나 자주 가동했는지, 필터를 제때 교체했는지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공기청정기를 바닥에 두고 사용하거나 한쪽 벽에 밀착시켜두면 공기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정화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뉴욕의 SUNY 다운스테이트 메디컬센터 조교수이자 미국폐협회 대변인인 파옐 굽타 박사는 “공기청정기는 알레르기 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기기마다 성능이 다르고 개인 반응에도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즉, ‘내가 사용하는 그 제품’이 과연 나의 집, 내 방에서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는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알레르기, 청정기만으로 완화 가능할까?

공기청정기는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는 데 분명 일정한 효과가 있다. 하지만 영국 버밍엄의 NHS 산하 병원 소속 아네타 이바노바 간호 컨설턴트는 공기청정기의 실질적 효과에 대해 “알레르기 증상 완화에 직접적인 의학적 근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정밀한 무작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2024년 ‘Indoor Air’ 학술지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지적된 바 있다.

공기청정기는 재채기, 코막힘, 눈물 흘림 같은 증상에는 일시적인 완화 효과를 줄 수 있지만, 폐 기능 향상, 약물 사용 감소, 삶의 질 개선 등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는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