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시스코시스템즈(이하 시스코)가 한국법인 시스코코리아에 회장직을 신설한 것은 조범구 대표의 탁월한 경영 능력과 높아진 한국 시장의 위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스코는 24일 조 대표를 시스코코리아 회장에, 최지희 수석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시스코의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8월1일 공식 취임한다.
조 회장은 시스코코리아에서 처음으로 대표를 두 번 맡은 인물이다. 시스코코리아뿐만 아니라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이 동일 인물에게 대표직을 두 번 이상 맡기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시스코코리아 대표를 맡은 이후 삼성전자로 옮겼다.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와 B2B(기업간거래)솔루션센터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다시 시스코코리아로 돌아온 그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대표직을 수행했다.
조 회장은 회사를 이끌었던 지난 6년간 회사의 체질을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전환하고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점을 성과로 인정받았다. 시스코코리아는 회계연도 2020년 8월~2021년 7월 매출 4567억원, 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했다. 전 회계연도 대비 매출은 430% 늘었고 영업이익은 49% 줄었다.
시스코코리아는 2019년과 2022년에 '대한민국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에도 선정됐다. 조 회장은 앞으로 핀테크·게임·이커머스·포털 등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는 '디지털 네이티브' 사업을 주도할 예정이다. 시스코는 네트워크 장비·협업 솔루션 웹엑스·보안 솔루션 등을 주로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공급했다. 조 회장은 회사의 고객층을 스타트업으로 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글로벌 고객과 함께 대규모 사업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조 회장의 후임으로 대표를 맡게 되는 최지희 대표는 2000년 시스코에 입사한 후 지난 22년 동안 △시스템 엔지니어 △마케팅 △협업 솔루션 △서비스 공급자(SP) △파트너 조직 등 시스코의 다양한 사업 분야를 경험하며 역량을 쌓았다. 가장 최근에는 삼성·현대·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관련된 시스코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마켓 부문 사업 혁신을 주도했다. 그는 시스코에 근무하는 동안 탁월한 리더십으로 비즈니스의 성장과 혁신을 도모한 점을 인정받아 신임 대표로 낙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