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웨딩 결혼식 비용 아끼는 법 (2)
이번에 결혼식 직접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관심이 많은 거 같아서 글 2편을 씀.
1편은 링크에서 읽으면 되고.
사진 올려달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사생활 드러나지 않는 선에서 올려본다.
* 직접 기획한 스몰웨딩 후기 : https://www.fmkorea.com/7649808789
일단 1편에서도 쓴 글인데,
결혼식 비싼 이유는 무조건 웨딩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야.
이거 x 같더라. 결혼식 이야기만 나오면 가격 올려치기 혈안이 되어 있음.
그 중에서도 말도 안되게 비싼 게,
식비랑 생화였는데.
식비는 케이터링 업체 잘 섭외하면 해결 가능한데 생화는 아예 대첵 불가능하더라.
그래서 나는 생화 완전 빼고, 초 500개로 대체했음. 이거 빌리는데 50만원 밖에 안함.
현장에서 보면 분위기 훨씬 좋음.
사실 스몰웨딩이라서 생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초로 대신 하는 것도 가능했음.
그런데 웨딩홀에서는 이런 거 안받아줄거야 아마. ;;
생화쪽이 견적 받아보면 전문성이 제일 떨어짐.
그러니까 꽃을 다루는 전문성이 아니라.
견적을 내고 서로 합의 할 수 있는 결론에 이르는 협상 과정에 있어서
전문성이 전혀 없고, 주먹구구 식으로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라는 깜깜이 견적이 대부분이었음.
내가 10개 업체 넘게 컨택 해봤는데,
결국은 결과물이 어떤 느낌일지 알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가격도 제대로 파악 할 수 없는 느낌이라서.
이거 잘못하면 바가지 쓰고, 현장에서 기분은 기분대로 나쁠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그냥 과감하게 생화나 조화 다 빼버리고,
우리가 직접 보고 분위기와 견적 확인 할 수 있는 전기초로 대체.
대여 가격도 저렴하고, 활용도도 높아서 현장 분위기 아주 좋게 나왔음.
그 다음은 음식인데
이것도 우리 결혼식에서 찍은 음식 사진임.
케이터링도 일단 웨딩이라고 붙으면 스테이크 우겨 넣고, 최소 7.5만원에서 시작하는 게 관행임.
스테이크 빼고 5만원 넘는 가격부터 시작하는데.
이거 웨딩 프리미엄이야. -_-;;
5만원 넘는데 100명이면, 깎아줘야하는게 정상인데
이런 견적 처음 받아보는 비경력자들 상대하니까 그냥 후려치는 거지. -_-;;
일단 견적을 한 10개 정도 받으면서,
하나씩 견적 비교했고.
핑거푸드 케이터링 업체 중에 식사 가능한 업체를 골라서
세부 협상 했음. 핑거푸드 중심이라고 식사 메뉴가 몇 개 꼭 있는데,
여기에 간징 갈비찜이랑 등갈비찜, 톳밥, 닭강정 등.
식사 가능한 메뉴를 충분히 배치했고.
그 다음에 핑거푸트로 같이 깔아줘서, 내용이 상당히 괜찮게 나옴.
업체가 음식 괜찮게 하는지 궁금했는데,
견적 받은 3곳 중. 2곳은 도시락 형태로 시식이 가능했고
한 곳은 시식 불가능했음.
시식 안되는 곳이 "다들 믿고 맡겼는데 반응 좋았어요.." 이지랄 하길래 .
가볍게 무시해줬고.
시식 가능한 2곳 다 먹어보고 한 곳을 선택함.
그냥 도시락, 퀵으로 받아 먹었다.
도시락 가격 4만원에 퀵비 2만원 썼는데,
나중에 도시락 4만원은 견적에서 빼고 진행.
그리고 술.
맥주는 요걸로 했음.
마침 할인 기간 중이라 50병 샀는데,
9만원 줬어.
그리고 메인은 꿀이 들어간 막걸리였는데
허니문이라서 딱 어울렸음.
80명 정도 왔는데,
맥주 50병에 막걸리 70병 샀음.
나중에 막걸리 20병 정도 남아서,
공연한 재즈 밴드한테도 나눠주고.
친척들이 막 거져가기도 하고
나도 몇 병 챙겨서 전여친이랑 둘이서 에프터 파티 함. ㅋㅋ
막걸리가 중요했던 게,
공간이 재즈 클럽이라 어른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었는데.
막걸리가 제공되니까.
아무리 힙하더라도 어른들이 익숙하니 신나서 놀고 나시더라고.
막걸리 없이, 와인이나 맥주만 갖고 했으면
분위기 좀 부담스러웠을 듯.
그리고 드레스.
파티 형식으로 하니까.
스트메에서 드레스 비용이 확 줄어듬. .
드레스는 사진 못올리겠는데,
우리는 대여도 없었고 그냥 예쁘게 사회생활 하면서도 파티나 연회에서
입을 만한 좋은 옷 한 벌 구한다는 생각으로 하니까 별로 아깝지도 않더라.
나도 정장 한 벌, 테일러샵에서 맞췄는데.
신발까지 포함해서 50만원 줬음.
테일러샵에서 연회용으로 디자인 약간 수정했고,
결혼식 끝나고 일반 정상으로 입을 수 있게 손봐줘서 이제는 그냥 입고 다님.
부모님도 결혼식 때만 입는 한복 같은 거 안하고,
양가 부모님도 50만원 정도 되는 세미정장으로 4벌 맞춰 드렸는데.
이 정도로 충분함.
드레스도 한 번 입고 버리거나.
비싼 돈 주고 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별로 아깝다는 생각도 안들었음.
그리고 반지.
프로포즈 반지는 1캐럿 랩다이어로 했는데
요즘 다이아 가격은 하락세라서 100만원도 안함.
그런데 개예쁨. 랩다이어가 자연다이어랑 거의 구분 안된다고 하는데,
진짜 사보니까 왜 다이아가 보석의 왕인지 알겠더라.
그런데 요즘 금값이 올라서, 오히려 금으로 만든 링이 부담스러움.
그래도 순금으로 반지 만드는 건 아니니. 랩다이어+14k로 해서 100만원도 안나옴.
메이크업은 웨딩화보 찍을 때 (이건 청첩장 때문에 사전에 꼭 찍어야 함)
30만원 줬음.
우리는 촬영사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가 직접 찍는 걸 지원하는 스튜디오에서 찍었는데.
고양이랑 같이 찍느라 고생 함. 반려동물이랑 같이 찍을 수 있는 웨딩샵도 많음 요새.
여튼, 사진 퀄은 좀 많이 떨어졌는데 고양이랑 같이 찍은 게 좋았어서
지인들 사이에서 고양이 어떻게 데리고 찍었냐고. 좋은 이야기 많이 들었음.
퀄리티 좀 떨어진 건, 그냥 후보정(뽀샵질)로 때움.
네이버에서 잘 하는 보정업체 찾으니까 3만원에 5만원 정도 나와서.
이걸로 청첩장 정리 잘 했음.
그리고 파티 현장에서는 그냥 전문 사진작가 고용해서
100만원 주고 일정 내내 사진 찍었는데.
1200장이나 줘서. -_-;;
아직도 사진 고르는 중임. ㅋㅋ
위의 사진도 전부다 그때 찍은 사진임.
메이크업도 100만원 넘게 들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게.
신랑/신부/양가 혼주까지 4명 받아야 하니까. 비용이 일단 비쌀 수 밖에 없음.
그래도 100만원이면 1인 25만원이라 웨딩 프리미엄이 없다고 하긴 어려운데,
실제로는 신부 혼자 4~50만원 쓰는 거고.
다른 사람들은 5~60만원으로 3명 가격 치는 거라고 보면 됨.
그런데 화보 찍을 때, 좀 저렴하게 메이크업 한 게 워낙 마음에 안들어서,
결혼식 당일날에는 더 아낄 생각 못하고 검증 된 곳으로 가서 그냥 했음.
마지막으로 공간.
사실 공간은 여러 방식으로 아끼려면 아낄 수 있음.
대신 공간은 식대랑 같이 묶이기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함.
우선 웨딩홀이 아니라 스몰웨딩 기준으로 하면.
30명 이하 스몰웨딩은 하루 대관료가 100만원도 안하고,
특히 직장인들 많이 오가는 지역은 주말에 대관료가 더 떨어지기 때문에 쉬움.
까페나 식당도 좋고 미술관도 좋음.
2~3시간 정도 한다면 50만원 이하도 가능.
30명~50명은 찾기가 좀 힘든데 그래도 노력하면 찾아지지만,
50명 이상은 찾기가 꽤 힘들다고 봐야 함.
웨딩홀은 50~200만원 정도로 인원수 관계 없이 비용 잡히는데,
거기는 한 시간 단위로 계속 돌리니까 그런 게 가능한 건데
까페 같은 곳 빌리면 세팅시간 포함 거의 반나절은 영업을 못하기 떄문에
그에 대한 보상이 필요해서 비쌈.
식당으로 하고, 그 식당 음식을 시키면 좀 더 저렴하게 네고가 가능한데,
식당 중에 분위기 좋은 곳 찾는 게 쉽지 않아서 이건 디깅을 잘 해야 함.
내 경우는 일산, 파주, 홍대, 신촌, 이태원, 신논현, 양재 등 20곳 이상 디깅했는데.
공간 자체는 파주 프로방스 마을에 한 까페가 제일 좋았고. 거기 150만원 정도로 주말 대관 가능했음.
근데 너무 멀다는 원성이 너무 많아서,
장소를 신촌-홍대 라인으로 바꿨고.
주말 저녁 300만원 달라는 걸 250만원으로 네고했음.
우리 결혼식 기준으로는 대관비를 비싸게 준 편인데
대신 음식을 1인 3.2만원으로 퉁쳐서,
300만원 수준으로 마무리 했음.
즉, 대관비/식비 합쳐서 550만원으로 해결 한 건데,
음식 퀄리티가 위에서 본 것 처럼 굉장히 좋았고
실제 맛도 우리기 시식 다 하고 고른 거라 진짜 좋았음.
막걸리랑 페어링도 좋았고.
요건 내가 대략 만든 체크리스트인데,
리플렛(청첩장), 워크숍(상견례), 큐시트, 스크립트, 예산안 등
하단에 캡처에서 빠진 탭이 대여섯개 더 있음.
그리고 전여친이 디테일 한 거 체크리스트 기록 안하고
그냥 진행한 게 많게 많아서 위 체크리스트가 다라고 생각하면 X됨 ㅋㅋ
사진 더 보여주고 싶은데,
초상권 문제가 있으니.
이쯤에서 마무리 하겠음.
요약하자면
1. 스몰웨딩 직접 준비하는 거 개빡셈
2. 파티나 이벤트/행사기획 경력자는 옆에 든든한 보조기획자 하나 끼고 해볼 만 함.
3. 비경력자는 스몰웨딩하려면 웨딩홀의 공장형 결혼보다 돈 더 많이 깨질 가능성 높음
간단한 질문 주면 답해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