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호 M&A]③ 동양생명 기여도 '기대 이상'…KB·신한라이프 전례에 답 있다

조회 282025. 3. 20.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ABL생명을 인수한 이후 적극적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 제공=우리금융, 동양생명, ABL생명

우리금융그룹의 동양·ABL생명 인수 작업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향후 그룹 계열사로서 시현할 기여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금융은 우선 동양생명을 인수한 후 잔여 지분을 매입, 완전 자회사를 구축하고 ABL생명과 통합법인 설립을 구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생보사와 증권사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전력을 쏟는 데다 금융당국의 보험사 자본비율과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 완화 역시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효과는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자회사로 둔 KB라이프생명·신한라이프생명이 출범한 뒤 실적 향상이 두드러진 사례가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특히 그룹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 즉 통합법인 출범 뒤 규모의 경제 등으로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고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영업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향후 동양·ABL생명 두 회사의 통합법인이 출범되고 우리은행 영업력이 수반된다면 우상향 실적이 확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KB라이프생명은 2023년 1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푸르덴셜생명은 2020년 KB금융 자회사로 편입됐고 2004년 설립된 KB생명과 통합됐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이 통합법인 초대 사장으로 일하며 시너지를 끌어 올렸다. KB라이프생명은 통합 첫해인 2023년 순이익 2341억원을 거둬 통합 이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합산 순이익보다 80%가 넘는 성장을 이뤘고 이어 작년에도 순이익 2694억원을 올려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한라이프는 2021년 7월 신한생명보험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돼 출범했다. 출범 당해 순이익 3916억원을 올린 뒤 2022년 4494억원, 2023년 4724억원, 2024년 5337억원을 거둬 꾸준한 성장세를 시현했다.

성대규 전 신한생명 사장이 통합법인 첫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화학적 통합을 이끌었고 신한은행 출신으로 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이영종 사장이 2023년 1월 바통을 이어받아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금융지주계 생보사 5곳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익을 냈다.

더욱이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는 안정적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배당을 올려 그룹의 자본적정성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을 대부분 지주에 배당으로 올려보낸다. KB라이프의 배당성향(현금배당/순이익) 93.4%, 신한라이프의 배당성향은 99.9%다.

대규모 배당 이후에도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각각 265.3%, 206.3%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

이런 가운데 지급여력비율 및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 완화도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시너지를 높이는 효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권고치를 현재 150%에서 130% 수준으로 낮추기로 하고 연말 결산 시부터 적용한다. 이에 보험사 배당가능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계 보험사 배당은 보험사 순자산가치 증가에 기인한 자본비율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낸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은 154.7%이고 ABL생명은 작년 3분기 기준 152.46%로 권고치 수준에 머물렀는데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이 인수 뒤 유상증자나 신종자본증권 인수 등의 방식으로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

방카슈랑스 25% 룰 규제가 완화돼 우리은행의 영업력이 동양·ABL생명 몸집을 키우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방카슈랑스 상품은 1개 보험사 모집액이 신규 모집의 25%를 넘지 못하는 규제가 있었다.

당국은 올해부터 방카슈랑스 규제를 생명보험 시장을 두고는 25%에서 33%로 완화하기로 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의 예금 기능과 연계한 저축성보험이 판매되는 채널이다. 저축성보험은 생보사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

18개 생보사가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어 우리금융이 생보사를 확보한다면 보험판매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인수한다면 은행과 협업을 바탕으로 견조한 이익 창출이 기대된다"며 "금융당국이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권고치를 내려 잡아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조달을 위한 추가 자금 투입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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