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물 속 ‘미세플라스틱’ 걱정될 때… 실천하면 좋은 팁

이슬비 기자 2024. 10.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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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류가 플라스틱 가공품을 사용한 이래,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인 미세 플라스틱도 순환하기 시작했다. 세탁하기, 일회용 마스크 쓰기 등 다양한 순간에 미세 플라스틱이 공기 중, 물속으로 이동했고, 생선·소·돼지 등 먹이 사슬을 통해 다시 인간의 식탁에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히 다량의 플라스틱이 물로 인체에 흡수되고 있다. 정화 중 걸러지지 않은 미세 플라스틱이 수돗물에, 물병에서 떨어진 미세플라스틱이 생수에 함유됐고, 인간은 이를 마시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을 마시는 게 걱정된다면, 물을 마시기 전 끓여보자.

◇생수 마셨을 뿐인데… 장기에 미세 플라스틱 축적?
생각보다도 물속엔 미세 플라스틱이 매우 많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 1nm(나노미터)에서 5mm에 이르는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이다.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 연구 결과, 생수 1L당 11만~37만 개의 플라스틱 입자가 확인됐다. 그중 90%가 나노 플라스틱이었고 나머지는 미세 플라스틱이었다. 나노 플라스틱은 지름이 10억 분의 1미터로 매우 작은 플라스틱이다.

이 작은 플라스틱이 몸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고려대 화학과 이광렬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미세플라스틱은 몸속으로 들어오기 전에 걸러지거나 몸 밖으로 배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나노 플라스틱은 매우 크기가 작아 우리 몸속 장기 어디든지 침투할 수 있는데, 뇌 조직에도 상처를 입힐 수 있고 손·발 발단 모세혈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입자가 작은 미세플라스틱이 폐와 뇌, 태반, 모유, 고환(정자) 등에서 검출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몸속 장기에서 이물질로 존재해 장기적으로 염증반응을 유발할 수 있고, 플라스틱을 가공하며 사용되는 비스페놀A나 프탈레이트 등 가소제 성분이 나와 호르몬 등을 교란할 수 있다고 봤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은 만큼 표면적이 넓어, 함께 붙어있던 가소제 성분을 더 많이 분출할 수 있다. WHO는 미세 플라스틱이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 성질이 있어 미생물 등 감염 원인이 되는 물질과 잘 달라붙는데, 이대로 신체에 들어와 감염 원인이 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모유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이돼, 자손의 체중과 체지방까지 증가시킨다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연구 결과도 있다.

그래픽=김경아
◇미세 플라스틱 함량 줄이는 법 3
1. 수돗물 마시기
물을 마실 때 최대한 미세 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려면, 정수기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다. 정수기가 없다면 생수병에 담긴 물보다 수돗물을 마시는 게 낫다. 대부분 정수기에는 나노 플라스틱까지는 아니더라도 미세 플라스틱은 여과할 수 있는 필터가 설치돼 있다. 수돗물이 낫다기보단, 생수병에 미세 플라스틱이 다량 함유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물을 생수병에 담을 때, 생수 병뚜껑을 여닫을 때 미세 플라스틱이 생기기 때문이다. 독일 라인마인 응용과학대에서 발표한 연구에서 생수병 뚜껑을 여닫는 중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수병 뚜껑을 1회 개봉할 때 1L당 131개 미세플라스틱 입자(MPP)가 검출됐다. 열한 번 여닫은 후에는 두 배가량 높은 242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플라스틱에 담긴 물을 마시는 사람보다 수돗물을 마시는 사람의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이 적었다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 결과도 있다.

2. 물 끓여 마시기
물을 끓이는 것만으로도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다. 이광렬 교수는 "미세 플라스틱 표면은 음전하를 띄는데, 미네랄이 들어있는 물을 끓이면 칼슘, 마그네슘 등 양이온을 뜨는 이온에 미세 플라스틱이 달라붙어서 덩어리를 만든다"며 "이후 100% 펄프로 만든 커피 여과지 등을 사용해 석회석 침전물을 걸러내면 미세 플라스틱 수치를 줄인 물을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중국 광저우 지난대 에디 쩡 박사 연구팀이 물을 끓여 마시면 경도(탄산칼슘·마그네슘 함량) 300mg/L 물은 무려 미세 플라스틱을 90%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나라 수돗물과 생수는 경도가 낮은 연수다. 서울아리수본부가 발표한 ‘2024년 2월 수질검사 성적서’에 따르면 아리수의 경도는 1L당 70~85mg이었다. 시중에 유통 중인 생수도 대부분 연수인데, ▲‘제주 삼다수’는 경도 20mg/L 미만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8.0’의 경도는 60~80mg/L ▲농심 백산수는 30mg/L 정도다. 앞선 연구에서 경도 60mg/L 미만의 물에서는 약 25%의 미세플라스틱만 제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광렬 교수는 "칼슘 보조제 등 식용 탄산칼슘 등을 소량 넣어서 끓이면 미세 플라스틱을 더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며 "탄산칼슘은 섭씨 100도에서 대부분 침전되므로 유해도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3. 생수병 그대로 마시기
생수병을 얼리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므로 주의해야 한다. 미국 버지니아 공대와 중국 저장대 공동 연구팀 연구 결과, 플라스틱 용기를 얼리면 다시 녹이는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다량 생성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건 금물이다. 1000W에서 3분간 가열했더니 422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용출됐다는 미국 네브레스타, 링컨대 공동 연구팀 연구 결과가 있다. 또 미세 플라스틱은 물보다 알코올, 기름 등에 잘 녹으므로 다 마신 생수병에 다른 용액을 넣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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