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최초 진기록’ 마티앙이 돌아본 데뷔 경기, 문정현과의 신경전
마티앙은 12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출전, 32분 8초 동안 14점 21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가스공사는 마티앙을 앞세워 67-64 신승을 거뒀다.
공식 등록된 마티앙의 신장은 204cm다. 유슈 은도예(211cm)보다 작지만,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었다. 마티앙은 데뷔 경기부터 강점을 발휘했다. 신장을 앞세운 리바운드와 블록슛을 만드는가 하면, 속공 트레일러 역할까지 소화하며 앤드류 니콜슨의 공백을 메웠다.
KBL 역사상 최초의 진기록도 세웠다. 플레이오프 데뷔 경기에서 20리바운드 이상을 따낸 건 아셈 마레이(LG·21리바운드), 패리스 배스(당시 KT·21리바운드)에 이어 마티앙이 역대 3호였다. 다만, 마레이와 배스는 이미 정규리그를 통해 기량을 보여준 외국선수들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 KBL 데뷔 경기를 치른 선수 가운데 20리바운드 이상은 마티앙이 최초다.
정규리그까지 통틀어도 흔치 않은 기록이다. 정규리그에서 이 기록을 세운 건 워렌 로즈그린(당시 나산·23리바운드), 루크 화이트헤드(당시 오리온스·25리바운드) 단 2명이었다. 이 가운데 화이트헤드는 공격 리바운드를 16개 따냈으며, 이는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는 1경기 최다 공격 리바운드로 남아있다.
마티앙은 또한 “1경기에 불과하지만, KBL은 공수 전환이 빠르고 몸싸움이 많은 리그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대학 시절도 생각났다. 원정경기에 대구 팬들이 많이 와준 것도 인상적이었다. 홈경기에서는 더 많은 팬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대구 팬들에게도 승리라는 선물을 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3쿼터 종료1분여 전에는 신경전도 있었다. 골밑에서 마티앙과 문정현이 볼 경합을 하자, 심판진은 헬드볼을 선언했다. 판정이 내려지면 심판에게 볼이 전달된 후 얼터네이트 룰에 의해 경기가 재개되지만, 마티앙과 문정현은 서로 볼을 끌어안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플레이오프이기에 볼 수 있는 일종의 기싸움이었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이들에게 더블 테크니컬파울을 선언했다.
마티앙은 “플레이오프 경기의 일부분이다. 12번(문정현)도 열심히 싸웠고,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서로 공을 따내기 위한 의지를 보여준 것일 뿐 나쁜 감정은 전혀 없었다. 더블 테크니컬파울 대신 선수들의 의지로 받아들여졌으면 했지만, 이 역시 내가 적응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팀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마티앙은 판정이 내려진 후 문정현과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오해의 불씨를 껐다.
마티앙의 별명은 만콕에서 착안한 ‘망고’다. 국내선수들도 입에 감긴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마티앙은 이에 대해 묻자 “원래 별명이 ‘망고’였다. 예전부터 불리던 별명이어서 나에겐 선택권이 없다”라며 웃었다. 다만, 강혁 감독은 망고 알레르기가 있다고.
마티앙이 플레이오프 역사상 최초의 진기록을 세웠듯, 가스공사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일전이었다. KT와의 6강 1차전은 가스공사가 2021년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한 이후 거둔 플레이오프 첫 승이자 강혁 감독이 감독으로 따낸 플레이오프 첫 승이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2021-2022시즌 6강에 올랐지만, 안양 KGC(현 정관장)에 스윕을 당하며 시즌을 마친 바 있다.
마티앙은 이에 대해 전하자 “플레이오프에서 최대한 많은 승을 따내고 싶다. 생활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감독님은 뛰어난 지도력을 갖추셨고 팀이 지닌 최고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감독님의 리더십을 잘 따른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정규리그
1호 : 워렌 로즈그린(나산) 1998.11.11. vs 대우 23리바운드
2호 : 루크 화이트헤드(동양) 2005.02.23. vs LG 25리바운드
플레이오프 * 표시는 정규리그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
1호 : 아셈 마레이(LG) 2024.04.16. vs KT 21리바운드
2호 : 패리스 배스(KT) 2024.04.05. vs 현대모비스 21리바운드
3호 : *만콕 마티앙(가스공사) 2025.04.12. vs KT 21리바운드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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