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출장 떠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AI·반도체' 등 협력 확대 주목

조회 2562025. 4. 2.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진행된 경제안보전략TF 첫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총리실

연초 '사즉생'을 역설한 후 광폭행보를 보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에 이어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정책 등으로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보폭을 넓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현지 주요 기업들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장 등 주력 사업 분야의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진행된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첫 회의에 참석한 후 곧장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이 회의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참석했다.

이날 회의 시작 전 이 회장은 한 권한대행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지난주 중국에 일주일간 다녀왔다"며 "오늘 또 5~6일간 일본에 간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회계연도가 3월31일에 끝난다"며 "항상 4월 첫째 주를 인사하는 주로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출장기간에 이 회장이 어떤 기업을 방문할지 등 세부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회동한 것처럼 일본에서도 주요 경제계 인사들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대면할지도 주목된다. 앞서 이 회장은 올해 2월 서울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 회장과 만나 약 70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사업과 관련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일본 오사카는 소프트뱅크와 오픈AI가 2026년 운영을 목표로 건설을 추진 중인 AI데이터센터가 자리할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와 오픈AI는 최근 오사카에 있는 샤프의 LCD TV 패널 공장을 AI데이터센터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소프트뱅크는 이달 14일 샤프와 LCD TV 패널 공장 시설과 토지를 1000억엔(약 9800억원)에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오사카 AI데이터센터는 소프트뱅크의 도쿄, 홋카이도 데이터센터에 이어 일본 내 세 번째 거점 센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뱅크는 오사카 AI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10만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AI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AI PC용 메모리인 GDDR7 등을 생산하고 있어 향후 협력할 여지가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2023년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를 찾아 패키징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또 이번 출장에서 이 회장은 최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따라 관련 협력사들과 네트워크를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2023년 윤석열 대통령 방일 때 동행해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삼성 일본 협력사 모임인 LJF의 30주년 교류회를 주재한 바 있다.

LJF는 '이건희의 일본 친구들'이라는 의미로 이 선대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과 함께 삼성의 일본 협력회사들과 협력체제를 구축하자고 제안하며 시작한 모임이다. 2020년 코로나19  때를 제외하고는 매년 만남을 이어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가동을 목표로 요코하마에 반도체 패키징 기술 연구센터 '어드밴스드패키징랩(APL)'을 설립하고 현지 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곳에는 2028년까지 400억엔(약 362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향후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패키징은 복수의 반도체 칩을 수평 또는 수직으로 연결해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한계에 봉착한 회로 미세화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이 회장의 방일과 관련해 "출장 여부와 일정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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