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공매도 재개…거래소, 불법 공매도 적출 시스템 시연 [현장+]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에서 정은보 이사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모의 데이터를 이용한 불법공매도 적출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임초롱 기자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한국거래소(KRX)는 관련 중앙점검 시스템(NSDS)을 시연했다. NSDS는 기관투자가의 잔고와 매매 내역을 대조해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하는 시스템으로, 세계 최초로 공매도 전산화가 시행된다. 거래소는 NSDS 도입으로 공매도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불법 공매도를 사전에 감시해 투자자 신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19일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서울 여의도 KRX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시연회에서 "불법 공매도를 둘러싼 우려를 불식시키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시장관리자로서 정교한 시장감시를 통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적인 시장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외에도 증권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함께 했다. 이번 시연회는 공매도 제도 개선 시행 전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상황을 최종적으로 보고하고, 개인투자자의 공매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자 마련됐다.

앞서 금감원은 2023년 11월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해 거래소·금투협·업계 등과 함께 공매도 전산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왔다. 이들은 TF 검토 내용을 바탕으로 한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기관투자가의 잔고관리 시스템과 거래소의 NSDS를 구축해 최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기관 투자가의 '잔고 관리 시스템'은 불법 공매도를 자체적으로 사전 차단하기 위해 매도 가능 잔고 등을 실시간 관리하는 기관 내 전산 시스템이고, 거래소의 NSDS는 잔고 관리 시스템과 연계해 보고받은 투자자의 잔고 정보를 모든 매매 내역과 비교해 불법 공매도를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공매도 전산 시스템은 총 3단계로 이뤄진다. △기관 등 공매도 투자자가 각자의 잔고 관리 시스템을 통해 산출한 잔고 정보를 NSDS에 보고하면 △NSDS가 거래소 매매 정보와 잔고 정보를 대조해 불법 공매도를 적출하고 △거래소가 최종적으로 적출된 결과 데이터를 심층 점검해 불법 공매도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박종식 거래소 상무는 "거래소의 심층 점검을 통해 불법 공매도로 판단될 시 금융당국에 통보해 조사가 이뤄지도록 한다"며 "공매도 전산 시스템은 주가 하락을 교란하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실시간 감시 기능을 강화하면서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들이 해소하고 증시 건전화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거래소는 KB증권과 함께 NSDS로 매매정보와 잔고정보를 대조해 무차입 공매도를 적출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KB증권의 잔고 관리 시스템엔 각 종목의 대차 잔고 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초과하는 매도 호가를 제출할 시엔 호가 제출이 차단되고 대차 잔고가 부족하다는 알림이 등장했다. 실수로 인한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원천 차단한 셈이다.

동시에 거래소의 NSDS에선 실시간으로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현황 화면에 거래 내역이 송출된다. 무차입 공매도뿐 아니라 호가 표시 위반 등이 의심되는 거래도 확인할 수 있다. 거래소는 시스템이 적발한 내용에 대해 해당 증권사에 정보를 요청하고, 필요 시엔 감리를 진행한다. 감리 이후 금감원 통보 대상에 해당하면 최종 통보 대상으로 선정할 수도 있다.

이 원장도 "우리 시장의 오랜 논쟁 사안이었던 불법 공매도에 대한 오해와 그 오해에 대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이 줄어 자본시장 신뢰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자본시장 선진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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