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지넷이 꼽은 경기도 어젠다] “흔들리는 '통일 인식'…판, 다시 짜야”
공모사업·단발성 지원 한계
정부 주도 획일적 체계 탈피
생활밀착형 공공교육 재편
민관학 상설 협력 구조 강조


경지넷이 제안한 평화통일 분야 정책은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몇 개 더 늘리자는 차원이 아니다. 분단과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 시민사회의 평화·통일 인식이 약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교육 기반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정책 구조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는 문제 의식이 깔려 있다.
30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지넷은 현재 평화통일교육이 행정의 공모사업과 단발성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한계가 크다고 보고 있다. 사업은 이어지더라도 지역별 편차가 크고, 학교·시민사회·대학·공공영역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체계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경기도형 모델 구축'이다.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통일교육에서 벗어나 접경지역을 품은 경기도의 특성과 현실을 반영한 평화·통일·민주시민교육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교육 대상을 학생에만 한정하지 않고 시민과 공무원, 지역사회로 넓히고 교육 내용도 통일 당위의 반복이 아니라 평화와 민주주의, 공동체 문제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를 위해 경지넷은 민관학 협력 구조를 강조한다. 경기도와 교육청, 의회, 민간단체, 대학과 연구기관이 함께 정책 방향과 사업 구조를 논의하는 상설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행정이 사업비를 배분하고 민간이 개별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구조만으로는 정책 연속성과 현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생활권 교육 확대 역시 같은 맥락이다. 민방위교육장과 도서관, 평생교육관, 주민자치 공간 등을 교육 거점으로 활용해 시민이 일상에서 평화통일 의제를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통일교육을 특정 행사나 일부 단체의 사업이 아니라 생활밀착형 공공교육으로 재구성하자는 뜻이다.
접경지역과 군사시설 밀집 지역 주민 피해 대응 체계 마련도 주요한 요구다. 경기도는 미군기지와 군사시설, 접경지역을 함께 안고 있는 만큼 군사훈련 사전공지와 주민 보호, 개발 제한, 환경오염, 미반환 기지 문제 등에 지방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화통일 정책을 단순한 인식 개선 사업이 아니라 주민 삶과 안전 문제까지 포괄하는 정책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경지넷 제안은 평화통일 정책을 정치적 의제에만 머무는 것을 넘어서 교육과 제도, 주민 보호를 아우르는 경기도형 구조로 재편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이 문제를 주변 의제가 아닌 도의 주요 정책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게 경지넷 판단이다.
경지넷 관계자는 "평화통일 의제를 주변 정책으로 둘 게 아니라 도민의 삶과 안전,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연결된 핵심 과제로 다뤄야 한다"며 "경기도 특성에 맞는 교육·제도·주민 보호 체계를 함께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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