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지넷이 꼽은 경기도 어젠다] “주입식 아닌 변화에 맞게 재구성을”
시민 관심 저하 맞물린 현실
민족 담론 더 이상 작동 불가
후보들 '구체적 약속' 낼 시점


"평화통일교육은 행정이 사업비를 배분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경기도와 도교육청, 도의회, 민간단체, 학계가 함께 설계하고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안영욱(사진) 경기평화교육센터 사무처장은 30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 평화통일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시민과 청소년의 관심 저하, 학교와 대학의 관련 교육 축소, 민간단체 기반 약화가 맞물린 현실 등을 꼽았다.
안 처장은 "분단이 너무 오래됐고 많은 시민이 분단 상태를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예전처럼 민족적인 담론만으로는 교육이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통일을 당위로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시민의 삶, 민주주의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교육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며 "평화통일교육이 단순한 통일 담론을 반복하는 데 머물 게 아니라 현재의 분단 현실과 시민사회 변화에 맞게 재구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도가 다른 광역지자체보다 여건은 나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도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평화통일교육 기본계획을 세우고 관련 사업을 이어가는 점은 의미있지만, 공모사업 중심 지원만으로는 경기도형 모델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처장은 "현재 단체들이 각자 지역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수준에 가깝다"며 "경기도형 평화통일교육을 어떻게 설계하고 지역별 편차를 어떻게 줄일지 함께 논의하는 틀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민관학 협력기구의 제도화를 제시했다.
도와 교육청, 의회, 민간단체, 대학과 연구기관이 정기적으로 모여 정책 방향과 사업 구조를 논의하는 상설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회의하고 토론하면서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조례 개정을 통해 이런 구조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안 처장은 "학교 수업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고 사회 교육은 시민이 접할 기회 자체가 적다"며 "민방위교육장과 도서관, 평생교육관, 주민 생활공간에서 누구나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민간단체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사업비 중심 지원을 넘어 단체가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활동 기반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미군기지와 군사훈련 문제에 대해선 도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도는 접경지역과 미군기지와 군사시설 등이 집중된 지역인 만큼 주민의 특별한 희생에 상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군사훈련 사전공지와 주민 보호 대책, 미반환 기지와 환경오염 대응은 지방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할 영역"이라고 했다.
끝으로 "전쟁은 끝난 게 아니고 도는 접경지역이라는 현실을 안고 있다"며 "지방선거 후보들이 경기도형 평화통일교육을 완성하고 거버넌스를 제도화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내놔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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