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면세 담배 관리 '불협화음'…부처 간 협력 시급

변성원 기자 2026. 3. 1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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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사각지대 중국산 담배]

재경부, 소방청에 화재 방지 성능 미인증 의혹 조사 요청
소방청 “업체 명단 無…의심 업체 파악해주면 검사 강제”
반입 검사만 거치면 면세점 판매 가능…관리 사각지대에
전문가 “관련 부처들, 수입판매업체 전수조사를” 제언
▲ 지난달 22일 오전 10시3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에서 한 중국인이 중국산 수입 담배가 진열된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인천일보DB

재정경제부가 중국산 면세 담배의 저발화성 담배 화재 방지 성능 미인증 사태를 인지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지만 단기간에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면세 담배 안전 관리의 1차적 책임을 관세청에 떠넘긴 재경부가 이번에는 사실관계 조사를 소방당국에 떠밀며 슬그머니 뒤로 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일보 3월16·18일자 1·3면 '면세 담배, 화재 안전 사각…뒤늦은 판매 중지 권고'>

재경부는 소방청에 최근 불거진 담배 수입판매업체의 화재 방지 성능 미인증 의혹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18일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관련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처분 권한이 소방청에 있다"며 "의심 사례가 있다면 소방청장이 조사하고 처분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담배사업법은 소방청장이 저발화성 담배 화재 방지 성능 미인증 담배로 의심되는 경우 제조사나 수입판매업체에 인증을 받도록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형사 처벌과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소방청 측은 담배 수입판매업자 관리가 재경부 소관 업무이기 때문에 인증 의무 미이행 업체를 사전에 파악해 개별 점검하고 행정 조치를 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소방청에는 담배 수입판매업자 명단이 없다"며 "이를 관리하는 재경부에서 의심 업체를 파악해 전달해주면 인증 검사를 강제할 순 있다"고 말했다.

담배 수입판매업자는 사무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자체에 담배수입판매업을 등록하고, 지자체는 등록일로부터 일주일 이내 재경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련 기관에 통보하고 있다. 여기에 소방청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후 등록 업체가 수입 담배를 판매하려면 소방청장이 지정한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서 6개월마다 저발화성 담배 화재 방지 성능 검사를 받은 뒤 인증서를 재경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다만 이번에 문제가 된 외국산 면세 담배는 세관장 확인 대상 물품이 아닌 데다 반입 검사를 거쳐 면세점에 납품되는 구조여서 관련 부처들의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반입 검사부터 면세점 판매, 인증 의무 미이행 여부 조사·확인까지 전 과정에서 재경부·관세청·소방청 간에 책임 회피와 떠넘기기를 하면서 부처 간 불협화음과 불명확한 업무 범위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번 사태가 재발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백찬수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여러 부처가 관여된 사안인 만큼 재정당국과 소방당국 간 협력 관리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화재 예방 등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문제 제기 자체가 의미가 있다. 부처 간 협력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상황이 이렇자 재경부와 소방청이 합동으로 담배 수입업체들의 화재 방지 성능 인증 여부를 전수조사하고 인증 의무 미이행 업체에 대한 행정 처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청 단독으로 미인증 업체에 대한 조사와 처분이 어렵지만 전수조사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며 "담배사업법상 처벌권자도 불명확한 문제가 있어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림청이 작성하는 산불 통계 연보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담뱃불 실화로 인한 산불 발생 건수는 2439건으로 집계됐다. 담뱃불 취급 부주의로 해마다 488건의 산불이 발생하는 셈이다.

/변성원·박예진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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