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오폭 1년, 버려진 상흔] “노곡리 주민 다수 고위험 반응 비율 상당”

박지혜 기자 2026. 3. 3. 20: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민영 센터장]
일반적 트라우마 회복 대비
스트레스 장애 장기화 양상

유사한 자극 지속적 노출땐
불안감 반응 만성화 가능성

훈련 반복은 회복 더딘 요인
특화·전문 치료 보완 필요성
▲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인터뷰에서 "고령층의 트라우마 회복 시간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olbo.com

"재난 심리지원 체계를 연속적으로 설계하는 건 물론, 사고 이후에도 주민들이 소음·진동을 겪는 환경적 요인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포천 오폭 사고 이후 노곡리 주민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반응(PTSD)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것과 관련,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3일 이같이 분석했다.

국내 PTSD 분야 전문가인 심 센터장은 이날 서울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 한 달간 인천일보 특별취재팀이 노곡리 주민 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주목했다.

그는 "제시된 수치는 지역주민 다수가 외상 관련 스트레스 반응을 상당 수준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85.1%(40명)가 '전문가 상담 권고' 수준으로 나타난 데 대해서도 "일반적인 재난 회복 경과와 비교할 때 고위험 반응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표본 규모와 조사 방식의 한계를 고려할 때 이를 지역 전체 상황으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 센터장은 "재난 이후 1주기 전후에는 사건을 상기시키는 기념일 반응으로 인해 불안과 재경험, 수면 문제 등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양상이 임상적으로 흔히 관찰된다"며 "이번 결과에도 이러한 시기적 영향이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고위험군 비율이 일반적인 트라우마 회복 경과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난 점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며 "이는 해당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심리 모니터링 필요성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노곡리처럼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심 센터장은 "고령층은 연륜과 삶의 경험으로 위기 대응을 잘하는 경우도 있지만, 신체 질환이 많고 지지 체계가 취약하며 위기 상황에서 기민하게 대응하는 데 필요한 신체적·운동 능력 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고령층은 정보 접근성에서도 취약한 경우가 많다"며 "재난 상황은 본질적으로 혼란스럽기 때문에 젊은층도 대응이 쉽지 않은데 정보가 명확히 공유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심리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주민의 '알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채 반복되는 군 훈련 환경은 일상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심 센터장은 "트라우마는 산술적으로 중첩된다. 사고 이후 유사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일상 회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또한 '예측 불가능성'과 '통제감 상실'은 불안 반응을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했다.

그는 "사전 안내와 위험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군사 훈련 환경에선 주민들이 지속적인 경계 상태에 놓이고, 불안과 과각성 반응이 만성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특화된 치료를 제공하거나 전문 치료로 신속히 연계할 수 있는 대응 체계가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