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공항 ‘혁신 로드맵’] 2-3. 끊이지 않는 ‘김포공항 이전론’…그 배경은
2030년 '고도 제한 확장' 전면 적용
부천·김포 부동산 개발 등 악영향
소음 대책 비용도 연 177억 '적자'
서부수도권행정협 “전향적 조치를”
지역·정치권 '이전 필요성' 공감대


김포공항은 활주로와 공항 청사, 항공 운영 구역뿐 아니라 서울 강서·마곡지구 업무시설, 물류·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 서부의 핵심 기반 시설이다. 신도시와 주거 밀집 지역, 한강 하구 농경지까지 맞물린 국내 대표적 복합 지역으로 꼽힌다.
이처럼 공항이 지역 경제와 주민 생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 속에서 '이전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고도 제한 강화와 재건축 제약, 항공기 소음 문제 등 수년간 누적된 갈등 요소들이 다시 표면으로 떠오른 것이다.
▲주민 생활·재산 옥죄는 규제…'이전론' 불붙인 촉매
26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8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고도 제한 국제기준을 개정하며 시작됐다. 당시 서울 강서구 목동 등 주민단체는 "수도권 서부 발전을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라고 항의했고, 김포공항 인근 지역을 포함한 이전 요구 목소리로 번졌다.
기존 김포공항 고도 제한은 활주로 반경 4㎞ 이내 최대 45m, 4~5.1㎞ 구역은 경사도 5%를 적용해 최대 100m까지 허용된다. 그러나 개정안이 적용되면 평가 표면이 최대 10.75㎞까지 확장돼 기존보다 훨씬 넓은 지역이 새 규제 대상이 된다.
서울 양천·영등포구는 물론 부천·김포시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재건축 추진 중인 곳을 중심으로 초고층 건축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강화된 개정안이 적용되는 2030년 전까지 재건축 추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고, 서울시는 지난 4일 목동 1~3단지 최고 49층 4만7000가구 규모의 정비구역 지정을 빠르게 고시하기도 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의 '2024 도시계획현황'에 따르면 김포시 역시 전체 면적 276.6㎢ 중 주거지역은 21.82㎢에 불과하지만, 고도지구에 포함된 면적은 50.54㎢로 2배 이상이다. 이는 전국 고도지구의 약 23%에 달하는 규모로, 개발행위 제한에 따른 주민 불만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다.
고도 제한은 부동산 가치 하락, 신·증축 제한, 용적률 제한 등으로 이어지며 개발 밀도를 떨어뜨리고 노후 주거지 정비를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오랜 기간 지역주민들에게 재산권 침해·생활권 불편 원인으로 인식돼왔다. 이전론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보상마저 예산 부담…정치권까지 번진 '구조 개편'
항공기 소음도 김포공항 이전 주장에 힘을 싣는다. 김포시에 따르면 소음대책지역(70Lden·항공소음단위, 미만 3종)과 인근 지역을 포함한 소음피해 면적은 총 16.69㎢로, 전체의 약 6%에 해당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공청회를 열고 단기·중장기 소음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이마저도 막대한 예산 부담이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제4차 공항소음 방지 및 주민 지원 중기계획(2026~2030)'에 따르면 방음·냉방시설 설치와 전기료 지원 등에 필요한 예산은 약 4160억 원이다. 하지만 투입 재원이 매년 177억 원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부담하는 소음대책비도 매년 최소 180억 원에서 최대 640억 원에 달한다.
이전 필요성은 정치권에서도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대 대선 후보 시절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통합,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오는 6월 9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도 곳곳에서 김포공항의 역할 재편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실제 양천구청장 출마를 공식화한 우형찬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양천3)은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서남권 발전을 위한 김포공항 이전"을 주장했다. 인천과 서울, 경기 서부 지역의 8개 기초단체가 참여하는 서부수도권행정협의회는 지난해 9월 "김포공항 고도제한은 수도권 서부의 균형발전을 가로막고 주민 재산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에 전향적 조치를 촉구하는 공동 건의문을 내기도 했다.
/신공항 이슈 기획팀=글 김현우·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사진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