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공항 ‘혁신 로드맵’] 2-2. [단독] ‘회항·결항’ 최다, 김포공항의 딜레마
야간 항공기 이착륙 규제 '커퓨타임'
김포공항 회항 건 전체 95.2% 최다
결항 비율도 절반 넘어…경제 손실
승객 일정 지연·항공사 '슬롯' 피해
인천공항으로 수요 집중 등 부담↑
기능 재편·이전 필요성 검토 목소리
이근영 교수 “김포공항은 한계 도달
경기 남부 신공항 건설 논의 합리적”


야간 시간대 항공기의 이착륙을 통제하는 '커퓨타임(Curfew time)'은 공항 인근 주민의 소음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핵심 제도다. 국내에선 15개 공항 중 김포·김해·대구·광주 등 4곳의 공항에 도입됐다. 이 가운데 '수도권 관문' 핵심 인프라인 김포공항은 도심 밀착형 입지 탓에 커퓨타임의 영향이 가장 직접적으로 누적되는 공항이다.
인천일보는 국토교통부 10년 치(2014~2024.9) 자료를 단독 입수해 실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김포공항은 기능적 한계로 인한 시민 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김포공항은 국내 15개 공항 중 김포공항에서 커퓨타임으로 인한 항공편 회항과 결항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었다. 전체 회항(315건) 중 95.2%를 차지하는 300건이 발생했다. 나머지 15건의 회항이 발생한 제주공항(8건), 김해공항(5건), 대구공항(2건)에 비해서 현저히 많은 비행기가 운영시간에 의해 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같은 기간 결항 역시 전체 831건 중 김포공항에서 419건이 발생해 절반이 넘는(50.4%)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공항 382건, 김해공항 18건, 광주공항 7건, 청주·대구공항 각 2건씩, 울산공항 1건 순이다.
항공기가 제때, 목적지로 착륙하지 못한 피해는 고스란히 탑승객을 비롯한 항공사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포공항에서만 회항 여객기를 이용한 탑승객 수가 4만6121명이다. 김해·제주·대구 등 다른 공항에서 회항으로 인해 불편을 겪은 전체 탑승객(2219명) 수의 20배가 넘는다.
다양한 비용 낭비도 불가피하다. 대체 교통·숙박과 같은 지원, 타 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한 추가 연료와 회항, 교대 직원 투입 등에 모두 비용이 든다.
항공사의 슬롯(Slot)도 잃을 수 있다. 슬롯은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이다. 공항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이기에, 항공사는 원하는 시간대 슬롯이 있어야 가장 승객이 많은 피크타임에 비행기를 띄울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회항으로 배정받은 착륙 시간에 항공기가 도착하지 못하면 해당 슬롯은 '항공사가 사용하지 못한 시간'으로 간주되고, 장기적으로는 당국의 '슬롯 배분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항공사는 큰 타격을 입는 셈이다.
특히 김포공항과 같이 혼잡하고 슬롯이 긴박한 공항일수록 손해는 막대하다.
서정용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커퓨타임으로 인한 변동성이 대체 공항 활주로 점유나 장비 운영, 인력 등 다양한 기회비용을 발생시키는데, 혼잡한 인천공항을 회항지로 활용했을 때 경제적 가치는 중소 규모 공항의 활주로를 점유하는 것과 분명 다를 것"이라며, "커퓨타임 운영이 직접적인 신공항 수요를 만드는 건 아니지만, 신공항이 건설되면 기존 인천공항에 몰리는 대체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김포공항 구조는 결국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이미 기능 재편과 이전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근영 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한국항공우주정책법학회장)는 "김포공항은 도심 확장과 함께 점점 외곽으로 공항이 이전하는 역사 속에서 이미 물리적·구조적 한계에 도달한 공항"이라며 "고도·거리 제한, 소음 규제, 커퓨타임, 주민 안전 등 네 가지 한계를 동시에 안고 있는 이 문제는 국가발전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는 규제 문제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차라리 김포공항 부지를 개발해 주택난을 해소하고, 경기 남부 신공항 건설이나 청주공항 활성화를 논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신공항 이슈 기획팀=글 김현우·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사진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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