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수 없는 섬, 월미도] 5. 무너져 버린 삶, 세월 흘러도 그대로
월미도 폭격 당시 주민 “트라우마”
전문가 “피해자 구제는 국가 의무”


"월미도 주민들은 거주지가 인천상륙작전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 지역이 되면서 민간인 면제 규범에 따른 보호도 받지 못하고 전쟁의 혹독한 피해를 입었다."
2008년 '월미도 미군 폭격 사건'을 규명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정부를 향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피해에 대해 실질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월미도 원주민 귀향 및 위령 사업 지원, 명예 회복 조치 등을 적극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
17년이 지나도록 진실화해위원회 권고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 치유되지 않은 아픔은 현재 진행형이다. 인천상륙작전을 닷새 앞두고 벌어진 폭격 현장에 있었던 이애자(84)씨는 "그날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전쟁으로 가족들이 세상을 떠나고 삶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진실화해위원회 권고가 현실화한 건 그나마 위령비 제막이 유일하다. 원주민 마을이 있었던 인천 중구 북성동1가 월미공원 전통정원에는 2021년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가 건립됐다.
한인덕(80)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장은 "폭격으로 고통을 겪고도 살아남아 고향을 그리워하는 원주민에게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원점 그대로"라며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정부가 귀향 문제를 해결할 마음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진실화해위원회 권고 조치는 법적으로 권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과거사정리법)은 "국가는 진실 규명 사건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가해자에 대해 적절한 법적·정치적 화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국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낸 이상희 변호사는 "진실 규명으로 끝나지 않고, 피해자 구제와 명예 회복, 재발 방지까지 나서는 일련의 절차가 과거사정리법에서 정한 국가의 의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권고를 이행할 의무가 있는 국가를 향해 귀향 조치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며 "지역사회를 포함한 공동체도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법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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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이순민·이아진·변성원·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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