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과 협상하면 잘해줄 것…관세 상당히 낮아질 수도”

김유진 기자 2025. 4. 2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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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중국과의 관세 협상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상당 수준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 보복 조치를 주고받고 있는 중국에 대한 대화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관세 협상을 주도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미국의 목표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아니며 무역 긴장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취임 선서 행사에서 대중 관세율 변화 여지를 묻는 질문에 “145%는 매우 높다. 그렇게 높게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율이) 상당히 내려갈 것이다. 제로(0%)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과의 무역 대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을) 잘 대할 것이고, 그들도 매우 잘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진핑 주석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하드볼”, 즉 강경한 입장을 취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도 말했다.

미국이 중국에 14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희토류 수출 중단 등 보복 조치를 내놓으며 긴장이 높아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하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이 협상보다는 맞대응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 영향이 미국 실물경제에까지 미칠 조짐을 보이자 중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관세폭탄의 충격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이 계속되자 시장 불안을 가라앉히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도 있다고 한 발언에서도 다소 물러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파월)를 해고할 생각은 전혀 없다. 나는 그가 금리 인하 아이디어에 좀 더 적극적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이날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 등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연설에서 미·중 관세 갈등에 대해 “양측 모두 지금 상황이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긴장 완화를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블룸버그, AP통신 등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베선트 장관이 현 상황을 미·중 간 교역이 사실상 단절된 “무역 금수”에 비유했고,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과 무역합의를 원하는 나라가 100개 이상이며, 지금까지 각국으로부터 총 18건의 서면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오전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한·미 2+2 통상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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