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 제쳤다…'세계 최연소 자수성가 女 억만장자'

김소연 2025. 4. 23.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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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시 궈 인스타그램

인공지능 기업 '스케일AI' 공동 창업자 루시 궈(30)가 세계 최연소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가 됐다. 이는 기존 최연소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였던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35)를 제쳤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17일(현지시간) "루시 궈는 수년 전 회사를 떠났음에도 회사 지분을 유지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어린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가 됐다"며 "2023년 이후 줄곧 1위를 차지하던 테일러 스위프트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궈는 전 세계 40세 미만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 6명 중 한 명으로, 이미 떠난 회사에서 상당한 자산을 얻은 사례로 꼽힌다. 다만 궈는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든 게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업 스케일AI는 상장을 앞두고, 초기 임직원과 투자자들이 신규 또는 기존 투자자에게 주식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개 매수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는 오는 6월 1일까지 완료되며, 현재 스케일AI 기업 가치는 250억달러(한화 약 35조7300억원)로 평가받고 있다고 여러 관계자는 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5월 138억달러(약 19조7200억원)의 기업 가치로 10억달러(1조4300억원)를 조달한 이후 80%나 상승한 수치다.

스케일 AI는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검증과 교육용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AI(인공지능) 기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스케일 AI를 궈는 21세였던 2016년, 당시 19세이던 알렉산드르 왕과 공동 설립했다. 현재 스케일AI를 이끄는 CEO는 왕으로, 궈는 운영 및 제품 디자인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두 사람의 견해차가 생겼고, 결국 왕이 궈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궈는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스케일 AI가 이룬 성과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회사는 떠났지만 궈는 여전히 스케일AI의 약 5%에 해당하는 약 12억달러(1조7150억원) 상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공개 매수 제안의 일환으로 지분을 매각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궈의 두번째 스타트업 기업인 패세스(Passes) 지분을 포함한 다른 자산까지 포함하면 포브스는 그의 자산이 12억500만달러(1조7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패세스는 창작자 수익화 플랫폼으로, 현재 가치는 1억5000만달러(약 2143억원)로 평가받는다.

궈는 2022년 시드 펀딩을 통해 패세스에 900만달러(약 128억원)의 자금을 조달받는 등 지난해까지 약 5000만달러(약 714억원)을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궈는 패세스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팬들로부터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0만명의 팔로우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라면, 패세스를 통해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고, 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1대1 통화를 하면서 수익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대형 플랫폼의 변덕스러운 알고리즘에 적응할 필요 없이, 안정적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궈가 전하는 패세스의 장점이었다.

스케일의 기업 가치 상승으로 궈의 동업자였던 왕의 재산도 20억달러(2조8600억원)에서 36억달러(5조1500억원)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는 왕이 세계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라고 소개했다.

/사진=루시 궈 인스타그램


궈는 중국계 이민자로, 부모님을 따라 중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다. 궈는 7~8세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코딩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궈의 부모는 '여성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딸이 IT 분야에 발을 들이는 것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학교 때 특정 해시태그를 기반으로 자동 팔로우 기능을 제공하는 트위터 로봇을 만들었고, 고등학교 때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참여하는 대회에 출전했다. 이후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명문대인 카네기 멜런 대학에 합격했다. 하지만 페이팔 공동 설립자인 피터 틸이 운영하는 펠로우십에 지원하기 위해 대학을 중퇴했다.

궈는 2015년 질의응답 플랫폼 쿼라의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며 왕을 만났고, 쿼라를 떠나 스냅챗에서 잠시 근무했지만 2016년 스케일AI를 공동 설립했다. 이 회사에서 궈는 AI 구동에 필요한 데이터에 라벨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스케일AI는 자율주행차용 AI 훈련에 필요한 이미지에 라벨을 붙이는 계약직 근로자들에게 저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해당 기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하고, 미국 정부와 ChatGPT 훈련 지원을 위한 오픈AI까지 고객사로 확대했다.

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며 7만7000명의 팔로우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직장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 운동을 중요한 루틴으로 꼽는 것으로 알려졌다. 궈는 지난 11일 시작한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과 관련해서도 성대한 파티를 열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천 명이 참석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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