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 손 잡고 위로한 교황…“고통에도 존엄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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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도 깊은 공감과 존중의 뜻을 표했다.
교황이 방한했던 2014년 8월18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황 집전으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김복동, 김군자, 강일출, 이용수, 길원옥 등 '위안부' 피해자 7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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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도 깊은 공감과 존중의 뜻을 표했다.
교황이 방한했던 2014년 8월18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황 집전으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김복동, 김군자, 강일출, 이용수, 길원옥 등 ‘위안부’ 피해자 7명이 참석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제대 앞쪽 신자들이 앉는 구역의 맨 앞줄에 자리했다.
당시 교황은 제대에 오르기 전 ‘위안부’ 할머니들 앞에서 멈춰 서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 교황은 할머니들에게 붉은색 작은 주머니를 건넸다. 그 안에는 묵주가 들어 있었다.
이때 맨 오른쪽에 앉아 있던 고 김복동 할머니는 교황에게 금빛 ‘희망 나비’ 배지를 건넸다. 나비 그림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폭력과 고통에서 벗어나 훨훨 날아갈 수 있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통역을 맡은 정제천 신부가 교황에게 이 같은 취지를 설명한 뒤 교황의 제의에 나비 배지를 달았다. 교황은 나비를 가슴에 단 채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가 끝난 뒤 강일출 할머니는 “교황이 직접 앞으로 와서 손을 일일이 잡아주셔서 감격했다”며 “우리가 죽기 전에 일본 정부가 사죄할 수 있도록 교황께서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이날 교황에게 선물로 받은 묵주를 목에 건 채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교황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에 공감의 뜻을 직접 밝혔다. 교황은 방한 일정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위안부’) 여성들도 착취당하고 노예가 됐지만, 이 모든 고통에도 존엄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한국 민족은 침략을 겪고 모욕을 당했지만 인간적인 존엄을 잃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이 당시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모습은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전해졌다.
데페아(dpa)통신은 교황이 할머니들 앞에 멈춰서서 손을 잡았으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상징하는 나비 배지를 선물로 받았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각각 15살과 14살에 위안부로 끌려갔던 이용수 할머니와 강일출 할머니를 인터뷰하며 아시아 여성들의 일제 강제 동원 문제를 짚기도 했다.
교황은 여러 해가 지난 뒤에 당시 만남을 회고하기도 했다. 교황은 2018년 10월18일(현지시각) 바티칸 교황청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면담하며 “당시 한국에서 미사를 집전할 때 ‘위안부’ 할머니들이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교황을 만났던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김군자 할머니는 2017년, 김복동 할머니는 2019년, 김양주 할머니는 2022년 세상을 떠났으며, 길원옥 할머니는 지난 2월 별세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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