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 프란치스코, 각별했던 한국 사랑…韓종교계 "위대한 영적 지도자"(종합)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김정한 정수영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생전 한국과 각별했던 인연에도 관심이 쏠렸다. 한국 종교계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며, 그의 업적을 칭송했다.
바티칸은 영상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오전 7시 35분(현지 시각)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부터 12년간 교황직을 수행했으며, 올 2월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폐렴 진단을 받고 한 달 넘게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 각별했고 한반도의 평화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18년에는 북한 방문을 적극 추진하기도 했으나, 성사 단계에서 불발됐다.
한국과 각별한 인연… 2014년 8월 방한
'가난한 자들의 교황'이란 불린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즉위 뒤 2014년 8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한국을 찾았다. 가톨릭교회의 수장이 한국을 방문한 건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이었다.
교황은 4박 5일간의 방한 동안 숱한 한국인들을 만나며 따뜻한 사랑을 전했다.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명을 복자(福者)로 추대했고,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났으며, 아시아 청년들에게 늘 깨어 기뻐하며 세상 속으로 나아갈 것을 격려했다.
교황은 한국 방문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해 온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교황청을 찾은 한국 주교들을 향해 "여러분이 (바티칸에) 오니 기쁨과 슬픔을 기꺼이 함께 나누며 환대해 준 한국 국민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며 "한국 방문에 대한 기억은 앞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 끊임없는 격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천주교 역사에 대해서도 깊은 존경을 표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평신도로부터 자생적으로 신앙이 전파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1년 6월에는 당시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지명함과 동시에 대주교로 승품했다. 한국인이 교황청 차관보급 이상의 직위에 임명된 것은 유흥식 대주교가 처음이었다.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22년 5월, 바티칸 사도궁에서 유흥식 대주교를 신임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2018년 한반도 평화 위한 방북 추진
생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북한 방문을 희망했다. 2018년 10월 유럽순방 중 바티칸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교황을 현지에 초청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교황은 "평양 초청장을 보내주면 기꺼이 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바티칸 내 유력 잡지 '예수스'가 평양을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지칭하며 북한과 가톨릭계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게다가 2019년 교황청 영토 내에서 열린 가톨릭 단체행사에 북한 고위 외교관들이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교황의 첫 방북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이듬해 상황이 반전됐다. 2019년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교황의 방북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교황의 방북 논의는 중단됐다.
교황의 방북은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남북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모았다. 또한, 북한 내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그의 방북의 꿈은 끝내 미완으로 남게 됐다.
"겸손과 자비로 인류의 고통 함께 나눈 위대한 영적 지도자"
국내 종교계도 한국과 인연이 각별한 프란시스코 교황을 일제이 추모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애도문을 통해 "교황님께서 하느님 품에 안기셨다"며 "뵐 수 없어서 슬프지만 주님 품 안에서 편안히 쉬실 교황님을 생각하며 기쁨으로 보내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2014년 방한 때, 한국 천주교회의 특별한 전통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셨다"며 "한국 천주교회가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한반도와 전 세계에 희망과 평화 지킴이로서 수행할 책무가 있음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는 "교황의 바람처럼 하루속히 지구촌의 모든 전쟁이 그쳐지길 기도한다"라며 "평소 청빈하고 소탈한 종교 지도자로서 가난한 이들의 따뜻한 친구가 되었던 교황의 삶이 큰 울림으로 남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도 "인류의 큰 스승이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높은 자리에서 낮은 이들을 살피시며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셨다"며 "교황께서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겸손과 자비로 인류의 고통을 함께 나누신 분"이라며 밝혔다.
불교 최고지도자 왕산 성도종 종법사 역시 "교황님께서는 평생 인류의 평화와 사랑, 자비와 포용을 실천하신 위대한 영적 지도자"라며 "선종으로 슬픔에 잠긴 전 세계 천주교회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여러분께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라고도 전했다.
acen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브래지어를 제물로 바친다"…가슴 모양 섬에 여성들 몰려오는 이유
- "주학년, 전 AV배우 아스카 백허그…두손이 풀리지 않았다"
- "넌 키 크면 안 돼"…세 살 손주 마시던 우유 빼앗은 시어머니, 왜?
- 황의조 "월드컵 국대 하고 싶다, 내가 팀 기둥 역할" 항소이유서 공개
- "시험관까진 안 해"…이효리, 소신에 쏟아진 악플 속 올린 그림은?
- '96→41㎏' 최준희 "살 호로록 빠져"…가슴뼈 드러난 스키니 몸매
- 김수연 "김희라, 바람피우고 딴 살림 차리더니 갑자기 스님…기가 막힌다"
- 54세 고현정, 초근접 민낯 셀카에도 굴욕 없는 동안 미모 [N샷]
- 박영규, 다른 여자와 만났던 장소인데…25세 연하 아내 분노 폭발 [RE:TV]
- 박민영, 끈민소매 입고 침대에 누워…농염 셀카 [N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