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업수도 울산, 미국발 관세 쇼크 현실로 다가오나

강정원 논설실장 2025. 4. 2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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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 관세 폭탄의 여파로 울산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수출입 동향 보고서는 관세 폭탄의 영향이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울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나 감소하며 2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선박류의 눈부신 호황이 전체 수출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주력 품목인 자동차,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의 부진은 울산 경제의 불안한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낸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울산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발효되기 전인데도 1분기 울산의 미국 수출이 무려 8.0%나 감소했다. 특히 미국 관세폭탄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동차(-16.8%), 자동차 부품(-22.4%) 등의 수출길이 벌써부터 막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 3일부터 발효된 자동차 관세에 이어 내달 3일부터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가 부과되면 울산 자동차 산업의 수출은 더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울산의 자동차 수출은 274억달러로 울산 전체 수출액 881억 달러의 31%를 차지했다. 자동차 수출 실적의 55%(150억달러)는 미국을 상대로 올린 것이었다. 

  그나마 대중 수출이 소폭 증가하고, 싱가포르, 필리핀 수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선박과 석유제품 등 특정 품목이나 지역에 국한된 성과일 뿐, 전체적인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의 지적처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장벽이 울산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것이 분명하다. 특히 상호 관세 10%는 물론,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가 실제 영향을 끼치게 되면 울산의 주력인 자동차 산업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지역 경제 침체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암울한 시나리오를 낳을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울산 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한 선제적이고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업들은 통상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수출 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품목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울산시는 중앙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