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 오타니 괴력에 대한 미국의 대답… 진짜 괴물이 곧 온다, 22살에 타구 속도 195㎞라니

김태우 기자 2025. 4. 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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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야구의 오타니로 큰 관심을 모았던 잭 캐글리온은 리그가 주목하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는 현대 야구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던 투·타 겸업을 현실화시키며 일약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벌써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만 세 번이다. 투수로는 사이영급 스터프, 타자로는 이미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 클럽의 문을 열었다.

많은 팬들이 오타니를 사랑하고, 또 경외의 시선으로 보고 있지만 야구 종주국 미국으로서는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시선도 있다. 자존심에 살짝 생채기가 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오타니처럼 투·타를 모두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현재로서는 없다. 여기에 지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오타니를 앞세운 일본에 결승서 패하면서 우승컵을 내주기도 했다. 오타니가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삼진으로 잡아낸 것은, 어떠한 헤게모니가 이동하다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사실 오타니는 약간의 운도 따른 케이스다. 투·타 모두에서 빼어난 기량을 자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밀어준 주위의 환경도 분명히 컸다. 많은 이들이 “하나에만 집중해야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할 때, 오타니의 친정팀인 니혼햄은 투·타 겸업을 밀어주겠다며 체계적인 프로그램까지 들고 나왔다. 만약 주변에서 계속 “안 된다”라는 말만 했다면 지금의 오타니는 없을 수도 있었다.

오타니의 등장 이후 미국도 트렌드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사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뛸 정도의 선수라면 어렸을 때 투·타 모두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크면서 하나로 경로를 집중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오타니의 성공 사례를 본 미국도 이제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수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학리그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잭 캐글리온(22·캔자스시티)가 대표적인 선수다.

▲ 캔자스시티와 계약한 캐글리온은 최근 경기에서 타구 속도 195km를 기록해 리그 전체의 화제를 모았다

캐글리온은 플로리다 대학 시절 투·타에서 만능 활약을 하며 전미 최고의 화제로 떠오른 선수였다. 투수로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좌완이었고, 타자로는 언제든지 홈런을 칠 수 있는 거포였다. 던지는 팔과 도루 등에서 조금 다를 뿐, 전체적인 그림에서 오타니와 꽤 비슷하다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그런 캐글리온은 202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캔자스시티의 1라운드(전체 6순위)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만 721만 달러에 이르렀다.

그런 캐글리온은 고속 승격이다. 2024년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루키 리그가 아닌 상위 싱글A에서 뛰었다. 일반적인 선수들이 루키, 싱글A를 거쳐 상위 싱글A로 올라온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냥 두 단계를 뛰어 넘은 것이다. 이어 올해는 더블A에서 활약하고 있다. 21일(한국시간) 현재 더블A 15경기에서 타율 0.258, 4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3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지난 11일 경기에서는 기록적인 타구 속도로 많은 이들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첫 타석에서 캐글리온은 좌익수 방면으로 안타를 쳤다. 좌타자인 캐글리온의 반대편 방향이다. 보통 타구 속도는 잡아당길 때 더 빠르다. 그런데 캐글리온은 반대편 방향으로 타구를 날렸음에도 무려 120.9마일(약 195㎞)라는 무지막지한 타구 속도를 기록해 모든 이들을 경악하게 했다.

▲ 캔자스시티의 미래로 불리며 고속 승격을 거듭하고 있는 잭 캐글리온

현재 마이너리그에도 스탯캐스트 시대를 연 트랙맨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많고, 이날 타구는 스탯캐스트 시대가 열린 뒤 12번째로 빠른 타구였다. 물론 더블A와 메이저리그의 수준 차이는 고려해야겠으나 캐글리온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22살의 선수임을 고려하면 흥분하기 충분한 수치였다. 캐글리온은 대학 2학년이었던 지난해 무려 157m짜리 홈런을 터뜨리는 등 파워 자체는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최고점을 찍고 있다.

캐글리온은 일단 올해는 야수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그리고 캔자스시티는 캐글리온의 성장세를 지켜보며 콜업 시기를 저울질할 전망이다. 캔자스시티는 캐글리온이 모두 완성됐을 때 올라오길 바라고 있다. 단순히 메이저리그로 올라와 경험을 쌓고 다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 올라와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길 원하는 것이다. 바비 위트 주니어라는 걸출한 젊은 스타를 이미 장기 계약으로 묶은 캔자스시티는 캐글리온이 팀을 이끌어 갈 장기적인 주축이 되길 바라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기다림의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을 수도 있다.

▲ 캐글리온은 현재 야수에만 전념하고 있지만, 대학 시절 왼손 파이어볼러로 활약한 만큼 향후 투타 겸업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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